(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조상님도 이해하실테야. 역병 도니 추석에 종갓집 오지 마라. 음복도 도시락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광주이씨 석담 이윤우 선생의 종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비대면 추석 캠페인'에 동참해 추석 제사상을 자녀 없이 부부가 준비하고 음복은 도시락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추석이 되면 사당에 모신 10분의 조상을 위해 자녀들과 함께 다섯 상의 차례 음식을 준비했다.
27일 석담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씨(68)는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아들과 큰딸에게 연락해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으니 집에 오지 마라. 이번 제사상은 엄마, 아빠가 준비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어디 다니지 말고 집에만 있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에 살고 있는 딸 부부에게도 컴퓨터로 화상 대화를 하며 "고향에 내려오지 말고 집에서 손녀와 함께 보내라"고 당부했다.
이어 종갓집에서 함께 차례를 지내는 50여명의 종친들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능하면 추석 당일 종갓집에 오지 마시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불천위 제사때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도시락으로 음복을 대체했던 이씨는 완곡한 만류에도 추석 당일 종갓집을 찾는 종친들을 위해서는 차례를 지내고 난 뒤 먹는 술과 음식인 음복을 도시락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 씨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의 중대한 변곡점이 된다고 하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돌면 명절이라도 가족이 모이지 않았다. 조상님들도 이번 상황만큼은 이해해 주실것"이라고 말했다.
석담 선생은 조선 중기 유학자로 광해군때 사관으로 정인홍의 비위사실을 직필했다가 탄핵을 받고 사직했다가 인조반정 뒤 이조참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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