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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NTT, '44조원짜리 극약처방'...28년만에 도코모 통합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9 15:19

수정 2020.09.29 15:19

5G, 사물인터넷 경쟁에서 뒤쳐져 
투자결정 신속화 위해 NTT-NTT도코모 28년만에 통합
29일 일본 도쿄의 NTT도코모 대리점 앞. 코로나10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29일 일본 도쿄의 NTT도코모 대리점 앞. 코로나10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일본 도쿄 NTT 도코모 본사. AP뉴시스
일본 도쿄 NTT 도코모 본사.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NTT가 5G(세대)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시장 장악을 위해 44조원을 들여 자회사인 NTT도코모에 대한 주식공개매수에 나선다. 현재 시장에 깔린 약 34%의 NTT도코모 지분을 모두 사들여, 지분 100%의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폐지한다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첨단 기술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길을 열어놓겠다는 것인데, 5G 및 IoT분야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 조급증도 감지된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NTT는 현재 도쿄증시에 상장된 NTT도코모의 지분 66.2%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공개 매수를 통해 나머지 34%가량의 지분을 사들이다는 계획이다.
약 4조엔(44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기업 공개매수 사상 최대 규모다.

NTT는 보유 중인 1조엔 가량의 현금,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도코모는 지난 1998년 상장됐다가 22년만에 상장폐지된다.

44조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들이부으면서 완전 자회사로 만들려는 것은 5G등 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NTT와 NTT도코모는 모두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다. 주주간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등 투자 속도가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NTT측은 이번 공개매수로 투자 결정에 대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기업인 NTT는 지난 1952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일본전신전화공사로 출발했다. 나카소네 내각 당시 1985년 민영화 방침에 따라 1987년 도쿄증시에 사장됐다. 일본 정부가 여전히 지분을 갖고 있어 '민영화된 공기업'으로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지난 1992년 자회사인 이동통신기업 NTT도코모와 분리된 것도 일본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이번 공개 매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휴대전화 요금 인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신요금 인하시 도코모가 입을 충격을 모기업이 흡수,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NTT도코모의 일본 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37%로 1위다.
이미 아베 정권 당시인 지난해 일본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에 도코모는 기존보다 최대 40% 싼 요금제를 내놓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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