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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도사퇴하면 미 대선 어떻게 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3 04:47

수정 2020.10.03 04:47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악화돼 그가 미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사퇴하면 어떻게 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고령인데다 비만까지 있는 '취약층'이어서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지금까지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 가운데 그 누구도 중도사퇴한 적이 없다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대통령 후보가 아파 투표 이전 사퇴하면?
후보 정당이 결정을 해야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결정할 사안으로 양당은 이럴 경우를 대비한 확실한 규정을 만들어놓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168명으로 구성된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새 대통령 후보를 뽑게 된다. 부통령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의무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복잡해져
새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후 과정은 복잡해진다.

투표용지 운송부터 법적인 문제에까지 수많은 문제점에 부딛히게 된다.

각주의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이 지난데다 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투표용지 수백만장이 인쇄되고, 우편 발송되거나 또는 이미 일부는 투표를 마치고 선거 당국에 보내진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 후보가 나설 경우 인쇄된 투표용지를 바꾸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현행 투표지로 선거를 치르되 중도 사퇴한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가 갔다면 각 주 선거인단이 그 후임자로 나선 인물을 뽑으면 된다. 미 대부분 주에서는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표가 나온 후보에게 의무적으로 표결하도록 하고 있지만 처벌 수위가 낮아 이런 경우 융통성을 발휘해 정당 투표에 나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선거인단법 전문가인 뉴욕대 로스쿨의 리처드 필데스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에 이런 상황에서 표결권을 포기할 선거인단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연기 가능한가?
대선을 연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미 역사상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그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기는 하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를 부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할때까지 선거를 미룰까???"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연기는 백악관이 아닌 의회 권한이다.

상하원이 표결을 통해 선거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한정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 헌법은 구체적인 선거일정은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1월 20일까지는 선거가 완료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그 날까지는 선거를 통해 차기 대통령이 정해져야 한다.

대통령이 순직하면?
대선 후보 교체보다 상황은 더 명확해진다.

우선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대통령을 대신하게 된다.

만약 펜스까지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다음 승계 순위는 하원 의장이다. 지금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다.

하원 의장의 승계가 어려우면 그 다음 순위는 상원 의장 대행이다. 현재 공화당의 척 그레슬리 의원이 맡고 있다.

참고로 상원 의장은 부통령이기 때문에 상원은 의장 대행을 따로 두고 있다.

대통령이 직무불능 상태가 되면?
만약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를 부착하는 등의 이유로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미 헌법에 따라 트럼프는 의회가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존 후닥 연구위원에 따르면 관련 헌법 조항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당시 한 차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두 차례 적용된 바 있다.
병원에 입원해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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