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마이크로로봇이 신경세포 전달해 치료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4 13:47

수정 2020.10.04 13:47

DGIST 최홍수 교수팀, 신경세포 전달 마이크로로봇 개발
무선제어방식으로 세포 손상 최소화해 신경망 연결 
중증 뇌질환인 치매,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 연구에 도움될 듯
마이크로로봇에 올려진 신경세포가 마이크로 패턴을 따라 배양되는 모습을 형광이미징으로 나타내고 있다. DGIST 제공
마이크로로봇에 올려진 신경세포가 마이크로 패턴을 따라 배양되는 모습을 형광이미징으로 나타내고 있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까운 미래에는 신경세포가 손상됐을때 수술하지 않고도 마이크로로봇에 신경세포를 담아 몸속 원하는 위치에 전달해 치료할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로봇의 장점을 활용해 신경세포 전달 및 신경망 연결이 가능한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이 마이크로로봇은 외부 자기장을 통한 무선제어로 세포나 약물을 낭비 없이 정교하게 전달 가능하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신경세포 전달용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가 향후 중증 뇌질환인 치매나 뇌전증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홍수 교수는 "마이크로로봇으로 신경세포를 연결해 다양한 신경계 질환 연구를 위한 기능적인 생체신호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로봇의 신경세포가 내는 전기신호 측정 시스템인 '다중 전극 어레이(MEA)' 칩 위에 각각의 해마 신경세포들을 따로 분리시켜 배양했다.

마이크로로봇 몸체에 해마 신경세포를 배양 후, 칩 위의 해마 신경세포들을 연결하기 위해 마이크로로봇을 이동시켰다. 신경세포를 실은 마이크로로봇은 빠르게 움직여 분리된 신경세포들 사이를 연결했다. 이렇게 하자 두 신경세포에서 오가는 전기신호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원하는 패턴으로 신경망의 연결이 가능함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는 다수의 신경세포를 연결해 생리학적 기능을 분석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최 교수는 "신경세포의 전기생리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응용 연구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경세포를 담은 마이크로로봇을 자기장으로 움직여 세포 패턴 사이로 배치했다(A). 이후 다중전극어레이에서 마이크로로봇으로 연결된 세포 패턴을 17일간 배양한 결과 자발적인 전기 생리학적 신경활동이 이뤄졌다(B). 마지막 사진(C)은 신경활동 결과 이미지와 실체현미경 이미지가 겹쳐진 확대사진이다. DGIST 제공
신경세포를 담은 마이크로로봇을 자기장으로 움직여 세포 패턴 사이로 배치했다(A). 이후 다중전극어레이에서 마이크로로봇으로 연결된 세포 패턴을 17일간 배양한 결과 자발적인 전기 생리학적 신경활동이 이뤄졌다(B). 마지막 사진(C)은 신경활동 결과 이미지와 실체현미경 이미지가 겹쳐진 확대사진이다. DGIST 제공
연구진은 3D 레이저 리소그라피 공정을 통해 30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의 길이로 마이크로로봇을 만들었다. 로봇몸체에 신경세포를 배양할 수 있도록 5마이크로미터 사이즈 패턴의 홈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자기장 구동 및 생체적합성을 위해 니켈과 산화 티타늄 박막의 금속 증착 공정을 거쳤다.

최홍수 교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해 마이크로로봇을 다양한 의공학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홍수 교수팀과 DGIST-ETH 마이크로로봇 연구센터 김진영 선임연구원 및 뇌·인지과학전공 유성운 교수팀이 한국뇌연구원(KBRI) 라종철 교수팀과 융복합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9월 25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인체 조직의 치료를 위해 약물 치료, 수술 등이 가능한 마이크로로봇 기술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