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에 '집콕' 추석…반려동물 유기 줄어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5 14:26

수정 2020.10.05 14:26

올 추석 유기견 600여 건 접수
코로나19로 인구이동 줄면서 유기견 발생도 줄어
/사진=뉴스1화상
/사진=뉴스1화상

매년 증가하던 연휴 기간 유기동물의 수가 올해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장시간 집을 비우는 일이 줄자 버려진 동물의 수도 급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가하던 명절 유기견 올해는 감소
5일 둥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 5일간) 동안 버려진 반려견의 수는 617마리이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9월30일 137마리 △10월 1일 98마리 △2일 128마리 △3일 136마리 △4일 118마리이다.

이는 지난해와 대조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12일~15일, 4일간)는 올해에 비해 하루가 적었음에도 727건이나 접수됐다.
올해보다 20% 가량 많았다.

반려동물 유기와 관련한 문제는 매년 되풀이돼 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유기건수도 동반 상승했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보호 조치된 유실 및 유기된 반려동물은 13만5791마리다. 2016년 9만마리, 2017년 10만3000마리, 2018년 12만1000마리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명절과 휴가 등 연휴기간에는 유기견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자 유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추석이 포함된 9~10월 동안 2만6067건이 발생해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감소한 추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관계자는 "귀경객의 감소와 유기견의 발생 추이가 무관하다 보기 어렵다"며 "집을 비우는 시간이 늘면 유기견을 맡기기 어려워하는 상황이 많은데,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유기견에 일부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연휴라서, 맡길 곳이 없어서 동물을 버리지 않은 것이라면 언제든 다시 버리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시즌, 어떤 핑계든 유기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과 살기 편한 환경 만들어야"
반려동물 유기는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동물보호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소유자 등은 동물을 유기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동물유기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동물유기를 막기 위해 2014년부터는 동물등록제 등이 정책이 시행됐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분양 절차를 강화하고, 키우는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케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펫샵을 통해 반려동물을 사고팔기 때문에 책임감 없이 분양받는 사례가 느는 것"이라며 "미국 등 해외 국가처럼 반려동물 분양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사회내에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이 여전히 부족하고, 동물을 치료할 때 발생하는 비용도 비싼게 사실"이라며 "더이상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고 하지 않나.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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