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일부 건설사가 분양가 규제를 핑계로 발코니 확장비 비용을 최대 1억4000만여원으로 책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지나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진에버빌은 경기 부천 소사구 소사본동 212-4번지에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을 공급한다.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8일 당해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은 지하 2층~지상 최고 19층 전용 59~102㎡ 170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다.
논란은 발코니 확장비다. 주택형별로 59A·B㎡, 65㎡는 8657만원, 74A·B㎡, 81A·B㎡는 1억857만원, 102A·B㎡는 1억4113만원이다. 최고 분양가격이 주택형별로 Δ59㎡ 3억7990만원 Δ65㎡ 4억630만원 Δ74㎡ 4억5640만원 Δ81㎡ 5억230만원 Δ102㎡ 6억623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가 분양가격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의 발코니 확장 비용은 서울 강남권 분양단지와 비교해도 과도한 수준이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공급한 '대치푸르지오 써밋'은 1490만(51A㎡)~4200만원(155A㎡)이다. 전용 59㎡ 주택형으로 비교해도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은 대치푸르지오 써밋(1890만원)의 약 4.6배 수준이다.
현진에버빌은 '통합'발코니계약 비용을 근거로 삼았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통합발코니계약 제공 품목은 발코니 확장, 신발장, 붙박이장, 시스템창호, 냉장고장, 김치냉장고장, 측면오픈장, 주방 상하부장, 장식장, 주방TV장을 포함했다.
일반적으로 유상옵션으로 선택하는 천장형 시스템에어컨, 현관 중문 등은 포함하지도 않았다. 통합발코니 외에 추가옵션으로 제공하는 엔지니어드스톤 역시 대치푸르지오 써밋보다 배 이상 비쌌다.
현진에버빌 관계자는 "부천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라 분양가를 높이지 못했고 (그 부족분을) 발코니 확장비로 채웠다"라면서 "분양대금과 발코니 확장비를 더한 가격은 주변 단지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현진에버빌이 일부 유상옵션 품목을 포함했으나, 전반적으로 지나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발코니 계약이 청약 당첨자의 선택이라고 해도 발코니 확장이 사실상 필수로 굳어진 것을 고려하면 강매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 입주자모집공고문은 통합발코니 계약과 관련해 일괄 공사를 전제로 하며 실별 위치별로 선택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면 구조 등을 고려해 발코니 확장만을 원하는 수분양자도 다른 옵션 비용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 강화로 유상옵션 비용 증가를 일찌감치 예견했다. 분양가 통제는 건설사의 원가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유상옵션 비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다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분양가 심의 과정이 있어 과도한 수준의 유상옵션 비용을 책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을 제외한 다른 주방가구 등은 (분양가상한제) 심의 대상이 아니지만, (심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걸러지고 있다"면서 "(부천 소사 현진에버빌의 발코니 확장비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유상옵션 가격 부풀리기가 사각지대에 있다며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한제 대상이 아니면 따로 심의 과정이 있지 않다"며 "지자체가 그냥 접수하고 도장을 찍어줄 게 아니라 내용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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