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갭투자' 집주인 1명이 202가구 전세금 413억원 떼먹어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14:05

수정 2020.10.07 14:57

보증사고 후 HUG 한 푼도 못받아
3년간 30명 안갚은 전세금 1096억

2017~2020년 6월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중복 상위 5위 임대인 현황 (단위: 백만원)
2017~2020년 6월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중복 상위 5위 임대인 현황 (단위: 백만원)
순위 임대인 소재 보증사고 HUG 대위변제 HUG 변제금 회수
건수 금액 건수 금액 금액 회수율
1 서울 양천구 202 41,311 186 38,210 - -
2 서울 마포구 50 10,158 49 9,912 2,105 21%
3 서울 강서구 48 9,480 41 8,109 319 4%
4 서울 관악구 29 6,565 28 6,352 - -
5 서울 강남구 28 5,482 25 4,912 165 3%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

[파이낸셜뉴스] 무리하게 갭투자에 나섰던 임대인들이 무더기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위변제에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집주인 한 명은 지난 3년간 무려 202가구의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걸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400억원을 넘는다.

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2017~2020년 6월까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중복사고 현황’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임대인 A씨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례가 202건에 달했다. 세입자의 피해액만도 413억1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갭투자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주택 수를 계속 늘려오다가 결국 연쇄적으로 전세금 반환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씨로 인해 HUG는 202건 중 186건, 총 382억1000만원의 전세금을 대신 갚아줬다. 그러나 변제금 382억원 중 A씨에게 청구해 회수한 금액은 0원에 불과했다. 단 1명이 저지른 보증사고로 수 백 가정이 전세금을 날릴 뻔했고, 이를 변제하기 위해 수 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것이다.

이 밖에도 서울 마포구의 B씨도 101억5000만원 상당의 전세금 50건을 되돌려주지 않았고, 강서구의 C씨도 94억8000만원 가량의 전세금 48건을 변제하지 못했다. 지방에서는 충남 예산군의 D씨가 전세금 12건에 28억6000만원을 임차인에게 주지 않아 최다 사고자였다.

전세금 미반환 상위 30위가 갚지 않은 전세금만도 549건에 1096억4000만원에 달했다. 이중 HUG는 세입자에게 966억6000만원을 대신 지급했다.
하지만 사후 해당 집주인에게 청구해 받은 회수금은 117억3000만원으로 12.1%에 그쳤다. 더욱이 상위 10인 중 6명에게는 단 한 푼도 받아내지 못했다.


김상훈 의원은“전세금 사고 1건은, 한 가정의 현재와 미래를 파괴할 수 있는 아주 중대한 문제”라며 “수 십, 수 백건의 전세금을 떼먹는 임대인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다뤄야 하며, 주무부처 또한 미연에 사고 발생을 막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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