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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올렸는데도 나갔다… 강남 노후 재건축 전세 신고가 속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17:45

수정 2020.10.07 17:45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83㎡
전세 9억5000만원에 거래
한달새 1억5000만원 올라
은마아파트 84㎡ 첫 8억 돌파
1억 올렸는데도 나갔다… 강남 노후 재건축 전세 신고가 속출
"9월에는 전세 매물이 아예 없었고, 이달에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자마자 거래됐어요. 매물이 워낙 귀하니 한달새 1억5000만원이나 오른거죠."(서울 송파구 A중개업소 대표)

전세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준공된지 30년이 넘은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마저 전세 신고가 행진에 합류했다. 재건축 단지는 연한이 오래된 만큼 전세가가 인근 단지보다 저렴한 게 특징이지만 최근 전세 매물이 사라지며 가격 급등의 여파가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전세 급등은 매물 급감 속에 우수 학군과 정부 규제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전용면적 83㎡ 전세가 지난 5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이 지난달 5일 8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새 1억5000만원이나 급등한 셈이다. 같은 단지 전용 100㎡의 전세가 지난달 23일 9억원에 거래된 점과 비교해도 크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지 내 B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 신규 전세 매물이 8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이달에 9억5000만원에 거래가 된 뒤 지금도 9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딱 하나 남아있다"라며 "남은 9억5000만원짜리 매물도 지금 가격을 협의 중이지만 매물이 워낙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강남의 대표 단지인 은마아파트 전용 84㎡도 지난 달 18일 전세가 8억원에 실거래됐다. 은마아파트의 해당 평형 전세가가 8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마아파트 단지 C중개업소 대표는 "6·17 대책 때문에 실거주하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며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지 오래 됐다"라며 "월세도 나오자마자 계약이 바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강남 노후 재건축 단지들도 전세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압구정동 영동한양1차 전용 63㎡는 지난달 19일 7억5000만원에 전세 실거래가 이뤄졌다. 8월이 비해 1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주공5단지도 8월에 3억~5억원대에 전세 거래되던 전용 82㎡가 지난달 16일 6억3000만원에 전세 손바뀜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준 연한을 훌쩍 넘긴 강남권 구축 아파트의 전세까지 급등하는 이유로 우수 학군과 정부 규제를 우선 꼽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대표적인 학원가와 우수학군을 자랑하고 있고, 송파 올림픽선수기자촌 주변은 명문 학교가 많고 주거환경이 뛰어나 학부모들의 수요가 많은 곳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들 단지는 오래되긴 했지만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고 학군이 좋아 전세 수요가 꾸준한 곳"이라며 "조합이 없는 은마와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입주권을 얻으려는 집주인들이 2년 실거주를 하려는 움직임이 많아 전세가 더욱 귀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정 임대차보호법 등으로 전반적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이라며 "이들 단지 이외에도 강남은 전반적으로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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