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나오나.. '통상' 유명희 vs.'정치력' 오콘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8 18:19

수정 2020.10.08 18:46

결선 진출… 11월 중에 윤곽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뉴시스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결선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된다.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최종 라운드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둘 다 여성 후보다. 누가 이기든 내달 중 역사상 첫 여성 WTO 사무총장이 탄생한다. WTO 사무국은 8일(이하 현지시간) WTO의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2차 라운드 선거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앞서 7일 주요 외신들은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결선에는 유 본부장과 함께 오콘조이웨알라 세계은행 전무가 진출했다. 예상대로 유력 후보 2명이 결선에서 맞붙는다. 두 후보의 각자 장점이 명확하고, 지지세력이 달라 판세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접전이 예상된다.

유 본부장은 지난 6월 말 WTO 사무총장 출마선언을 한 이후 최근까지 스위스와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을 찾아 활발히 유세를 펼쳤다.

"통상경험 풍부, WTO 개혁 적임"


유 본부장은 "위기에 직면한 WTO 체제를 정비하고 WTO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유세를 해왔다. 그가 밝힌 포부는 △WTO 국제공조 기능 복원 △다자무역체제 정상화 △WTO의 지속가능한 포용적 국제기구 재정립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WTO 내 개도국·선진국 간 대결에서 중립적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WTO 내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을 지난달 방문, 워싱턴DC에서 주요 인사를 만나 미국 측이 요구하는 WTO 개혁사안에 관한 유 본부장의 의지를 피력했다. 유 본부장은 "WTO 규범이 변화하는 경제현실에 부합하도록 협상 기능을 활성화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WTO 개혁의 주요 과제"라고 했다.

유 본부장은 '현직 통상장관'으로, 25년간 쌓아온 통상분야 전문성이 강점이다. 회원국들이 WTO 개혁을 이끌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다.

또 유 본부장은 선진국·개도국의 다양한 협상을 이끌고 타결한 경험이 많다. 이때 구축한 신뢰와 리더십도 그의 상당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나라가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8%에 달하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보한 경험 △코로나19에 성공적 대응 경험 등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진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추대방식 결선…강대국 합의가 관건


유 본부장은 결선(3차 라운드)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맞붙는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도 애초부터 유력 후보로 꼽힌 인물이다. 경력 또한 화려하다. 아프리카 경제대국인 나이지리아의 재무장관,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세계은행에서 25년을 일하며 핵심요직인 전무까지 올라 국제적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높다. 특히 오콘조이웨알라는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반(反)한국'을 천명한 일본, 전통적 우호국가인 유럽의 지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선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를 지지(선호)할 수 있다. 다수결로 판가름이 나지만 컨센서스(합의) 방식 추대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의 합의가 필수다. 합의가 안되면 예외적으로 투표를 할 수도 있다.


차기 총장 윤곽은 11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6명의 WTO 사무총장 중 4명이 유럽 국가 출신이었다.
아시아(태국), 남미(브라질)에서 1명씩 나왔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