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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피해 후분양.. 서울 최악의 공급가뭄 온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1 18:00

수정 2020.10.11 18:00

HUG 제안價보다 낮은 사례 속출
하반기 공급물량 시기조절 나설듯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의 공급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연내 분양 예정이던 재건축 단지들이 분상제와 조합 사정 등을 이유로 줄줄이 분양일정을 연기하면서 4·4분기 서울 분양시장은 최악의 가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당초 10월부터 연말까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일반분양될 서울 아파트는 7228가구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분상제 시행, 조합 갈등 등으로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일정이 미뤄지며 서울 아파트 공급절벽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단지 재건축 사업일정이 표류하는 사이 10월 서울 아파트 분양물량은 '0'건으로 조사됐다. 당초 이달 서울 첫 분상제 분양을 앞뒀던 '역촌1구역 동부센트레빌'의 분양일정이 한 달 연기됐다.
11월 분양을 앞두고 있던 동대문구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인 '이문1구역 래미안'도 분양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6일 사업시행계획 변경 총회에서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거론됐다.

서울의 공급 감소는 8월부터 시작됐다. 8월 서울의 분양물량은 663가구로 전년동월 대비 82.1% 감소했다. 9월에도 일반분양은 양천구 신월 4구역 재건축사업인 신목동 파라곤 84가구가 유일했다.

연내 분양 예정이던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일반분양 255가구), 강동구 둔촌주공(일반분양 4786가구) 등 대단지들도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달 예정됐던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의 분양일정은 11월 이후로 미뤄졌다. 조합 측은 분상제 가격 검토를 위한 토지 감정평가를 진행한 뒤 추후 일정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은 HUG 분양가와 분상제 분양가를 비교하려던 조합 임원과 HUG 분양가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갈등으로 사실상 분상제 가격을 적용받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이들 단지는 최근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HUG 분양가보다 분상제 가격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반대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분상제 시행 후 처음 적용을 받은 강동구 벽산빌라(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는 일반분양가가 3.3㎡당 2569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HUG가 제시한 가격인 3.3㎡당 2730만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 때문에 분양업계는 "후분양을 진행하다 지난 7월 총회를 통해 선분양으로 선회한 래미안 원베일리가 오는 16일 토지 감정평가 뒤 다시 후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당초 분상제를 적용받아 선분양을 추진하던 둔촌주공도 최근 후분양 여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이던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을 선택할 경우 서울 아파트의 공급절벽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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