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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 부르는 홈택스… 가산세만 年 1조4천억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1 18:00

수정 2020.10.12 09:31

실수 부추기는 온라인 시스템
세금 종류·납부 방식 등 복잡한탓
종합소득세 미신고·실수 잇따라
5년간 징벌적 가산세만 383만건
총납부 현황은 확인 안돼 '구멍'
혼선 부르는 홈택스… 가산세만 年 1조4천억
국세청이 납세자의 세금 신고·납부 오류를 줄이기 위해 혈세 2000억원을 들여 납세자동화 온라인 시스템 '홈택스'를 구축했지만, 세금 납부방식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한 탓에 오히려 국민의 납세 실수와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납세자가 소득세를 제때 납부·신고하지 않아 부과된 가산세가 한 해 1조4000억원 이상 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의도와 달리 징벌적 성격의 가산세가 시스템 혼선으로 과잉 추징되고 있는 만큼 세금 신고·납부 편이성을 높이도록 전산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14~2018년(귀속연도 기준) 5년간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아 가산세를 부과받은 건수는 총 383만5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징수된 가산세는 5조6000억원에 달했다. 2018년에는 귀속 기준 1조878억원의 가산세가 걷혔다.


양도소득세에 대한 가산세는 지난 5년간 총 68만5000건, 7조7868억원이 징수됐다. 2018년 귀속 기준으로 3849억원이 가산세로 납부됐다. 퇴직소득 가산세는 2014~2018년간 22만3715건, 52억원이 걷혔다.

이와 관련, 납세자들이 소득세를 잘못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가산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세청은 세금 신고·납부 편이성을 높인 홈택스를 통해 납세자에게 세금신고 도움자료를 제공하고 전자세금계산서, 신용카드 매출 등 신고서 주요 항목을 바로 조회해 채울 수 있는 '미리채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세 종류와 과세·납부방식이 복잡해 납세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근로소득, 이자소득, 양도소득, 배당소득 등 소득세법에 열거된 8개 항목으로 구성된 소득세는 과세방식에 따라 또 종합과세, 분리과세, 분류과세로 나뉜다.


소득세 총납부 현황 등 일부 항목은 홈택스를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류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세 및 지방세 납부현황'을 제출하기 위해 홈택스를 이용하고자 했지만 시스템이 너무 복잡한 탓에 세무서, 은행, 증권사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나서야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국민이 가까운 세무서를 찾으면 자신이 낸 국세에 관한 정보는 모두 확인할 수 있고, 각종 세금의 납부도 홈택스를 통해 스스로 신고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 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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