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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신형 ICBM 공개, 北은 하나도 바뀐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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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종료)

fnSURVEY

김정은 유화 제스처는
전형적인 화전 양면술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심야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22바퀴 운반차량에 실린 신형 ICBM은 2018년 2월에 공개된 화성15형보다 더 커졌다. 연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CBM 공개로 김 위원장의 예고는 현실이 됐다.

ICBM은 미국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무기다. 미 본토가 공격 사정권에 놓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열병식 연설에서 "그 누구를 겨냥해서 우리의 전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두 나라는 작년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어정쩡한 현상유지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한 데는 복합적인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한에 대해서도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해수부 공무원 사살 사건이 터졌을 때도 김 위원장은 통지문에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한·미 양국에 보내는 립서비스와는 별도로 도발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한시도 중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신형 ICBM 개발에서 보듯 북한은 뚜벅뚜벅 제 길을 가고 있다. 그에 비하면 문재인정부의 대북전략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8일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 보낸 영상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1일 "문재인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이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며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화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 화해 제스처는 그저 공수표일 뿐이다. 현실정치에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괴물처럼 커진 신형 ICBM이라는 무기다.
북한의 노회한 전술에 휘말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다간 큰코다칠 날이 온다. 미국이 신형 ICBM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향후 대북전략은 어느 때보다 견고한 한·미 공조에 바탕을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