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박형준 “靑의 정신승리법..김정은 한마디에 반색”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2 18:16

수정 2020.10.12 18:16

박형준, 정부·여당 대북 정책에 직격탄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北조롱에도 호응 없는 '종전선언' 주장"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2020.06.10. mangusta@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2020.06.10. mangusta@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12일 “청와대가 김정은 한마디에 반색한다”며 정부·여당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의 정신승리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행동에 주목한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열병식에서 신형ICBM을 공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전에 비해 탄두 중량을 늘렸고, 2~3개가량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해 기술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참으로 큰 일”이라며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우리 대한민국과 동맹국인 미국을 겨냥한 명백한 핵무력 시위”라고 진단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핵 타격을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냐는 엄포고, 어떤 경우에도 핵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라며 “지난 3년 내내 정부는 북의 비핵화 의지는 확실하다고 말해왔지만,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았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청와대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이 신호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시 손을 마주 잡는 날’이라는 김정은의 한마디에 반색해 ‘남북 관계를 복원하자는 입장에 주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라며 “병을 깨 들고 협박 행동을 하면서 ‘야, 잘 지내보자’는 깡패의 언동을 보고, ‘거 봐 잘 지내자는 얘기잖아’하며 안도하고 위안을 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맹비난했다.

박 교수는 작가 루신이 '아Q정전'을 통해 풍자한 일종의 ‘정신승리법’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우리 기업인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막말을 해도, 우리 대통령을 향해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할 노릇'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 등의 조롱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여전히 “평화” “평화”를 외쳤고, 관련국의 호응도 없는 “종전선언”을 주장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청와대는 김정은의 '남북관계 복원의지'에 주목했고, 김정은의 '눈물쇼'에 감동한 여당은 '이례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감복했듯이..."라고 했다.

이어 "아Q가 깡패들에겐 한 없이 비굴하면서도, 힘없는 사람에겐 과감히 힘을 과시하고, 심지어 비구니를 겁탈하려고까지 했던 것도 최근 현 정권의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며 "어리석은 자는 현란한 입에 춤을 추고, 지혜로운 자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은 채 상대의 행동에 ‘주목’하는 법이다.
2020년 10월 12일 오늘, 청와대가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주목’해야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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