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스타항공 '딜 무산' 후폭풍 지속…정리해고에 소송전까지

뉴시스

입력 2020.10.13 10:19

수정 2020.10.13 10:19

14일 직원 605명 정리해고 예정…노조 반발 제주항공과의 소송전 및 카드사·고객도 압박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항공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사무실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4.02. bjk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항공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사무실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4.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며 세 달 가까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잇단 인력 감축에 노사갈등이 심화하는 한편 소송전에도 신경 써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14일 보유 항공기 6대를 운항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제외한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한다. 이에 따라 한때 1700명에 달했던 직원은 추가 구조조정을 거쳐 400여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 및 국제선 운항 재개 시점에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재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은 지난 7월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며 급물살을 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18일 인수 발표 당시부터 이미 부실했던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악화일로로 치달아 결국 딜이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위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현재 8곳의 인수의향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달 안에 사전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탈당은 '꼬리 자르기'라며 정부와 여당도 정리해고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정관리 시점을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법정관리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며 채권자 자격으로 직접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바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 사측은 인수자 계약 전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파산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각종 소송전 준비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9월17일 제주항공에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은 계약을 위반한 사항이 없으므로 제주항공에 예정대로 인수를 진행하라는 입장이며, 본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미지급 임금채권 등 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측의 소송전은 이미 제주항공의 계약 해제 통보 당시부터 예상돼왔다. 딜 무산 전부터 양사는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악화시킨 전 노선 운항 중단(셧다운) 및 M&A를 위한 선결조건 이행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제주항공이 해결을 주문한 체불임금과 조업료·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약 1700억원도 선행조건으로 여겨졌지만 이스타항공은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며 반박해왔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인수 무산에 따른 소송전을 대비해 명분을 쌓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양측은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와 11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놓고도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이스타항공은 카드사와 고객들로부터 항공권 취소 대금으로 인한 소송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국내 카드사들은 이스타항공으로부터 취소된 항공권의 환불금을 돌려달라며 일제히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코로나19 등으로 환불을 받아야 하는 고객들도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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