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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지주 통합 인증서 추진… 빅테크 대항 연합전선 꾸리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3 17:51

수정 2020.10.13 17:51

KB, 공동 사용 시스템 구축 제안
"국민 90%가 하나의 전자인증서로
여러 금융사 거래 편리하게 사용"
"빅테크 공세에 반격 경쟁력 보유"
국내 5대 금융지주가 공동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전자인증서(공인인증서) 통합 작업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전국민의 90% 가량이 금융거래 시 하나의 공인인증서로 여러 금융기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5대 금융지주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빅테크와도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에 금융권에서 공인인증서를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의 오찬 자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야기를 꺼냈고 이와 관련해 실무선에서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가 제안한 것은 지금처럼 고객이 하나의 공인인증서로 각 금융사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요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기관(금융결제원, 코스콤, 한국정보인증 등)이 발급한 공인인증서를 사용한다. 이 공인인증서 하나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에서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인인증서의 보안 문제와 사용의 불편함 때문에 다음달 말까지만 사용되고 폐지된다. 공인인증이 필요한 금융사, 온라인 거래, 통신사 등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보안 인증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출시되는 전자인증서는 시기마다 갱신하지 않아도 되며, 3년마다 자동 갱신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또 한 번만 발급하면 유효기간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인증서 비밀번호도 지문, 안면, 홍채를 인식하거나 6자리 숫자인 핀(pin) 번호, 패턴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전환돼 더욱 간편해진다.

문제는 고객들이 금융거래나 온라인 쇼핑을 할 때 각각 공인인증서 같은 전자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 예를들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거래를 동시에 하는 고객은 두 개의 전자 인증서가 필요하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다른 금융지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KB금융 고객이 다른 금융사를 거래하더라도 하나의 전자인증서만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반대로 통합작업이 되면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고객 역시 이곳에서 받은 전자인증을 KB금융 거래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KB금융의 제안을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빅테크 등이 금융 및 결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자인증서 시장도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공공부문에서 사용될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에 KB국민은행, 카카오, NHN페이코, 패스(PASS), 한국정보인증 등 5곳이 예비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12월 최종 시범사업자 선정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금융권 1곳(KB국민은행), 간편결제 2곳(카카오, NHN페이코), 이동통신사(PASS) 1곳, IT보안 전문 기업(한국정보인증) 1곳이다.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면 고객들이 다양하게 활용하는 전자서명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어 자사의 이용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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