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호주 대산호초, 기후 변화로 22년만에 절반 사라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4 16:36

수정 2020.10.14 16:36

지난 2001년 9월 10일에 촬영된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AP뉴시스
지난 2001년 9월 10일에 촬영된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지대인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1995년 대비 절반 이상 파괴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산호가 다시 자랄 수는 있지만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BBC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협회 학술지 '프로시딩 오브 로열 소사이어티 B'에 실린 관련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번 생태 연구는 호주연구협의회(ARC) 산하 산호초연구센터의 해양 학자들이 진행했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17년 사이 22년간 호주 북동부에 위치한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관측한 결과 모든 종류의 산호가 크기를 가리지 않고 50%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산호 중에서는 특히 나뭇가지처럼 뻗어 자라는 브랜칭 산호와 탁자를 닮은 판형 산호의 피해가 막심했다.


연구를 진행한 테리 휴즈 교수는 산호초 지대가 연이은 백화 현상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며 이미 전체 3분의 2 이상의 산호들이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 현상은 산호 내부에 서식하는 공생조류들이 해수 온도 상승 때문에 산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산호의 색이 백색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2016년과 2017년에 대규모 백화 현상이 관측됐고 올해 역시 백화 현상이 일어났다. 백화 현상을 겪는 산호는 수온 하락으로 공생조류가 다시 돌아온다면 색을 되찾을 수 있지만 이 과정에 수십년이 걸리며 백화 현상에 계속 노출된 산호는 결국 죽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앤디 디첼 교수는 "건강한 산호 군락지는 대형 산호와 함께 수백만개의 소형 산호들이 함께 자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결과 현재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번식을 도울 대형 산호가 줄어들면서 소형 산호 개체도 급감했기 때문에 과거보다 회복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 산하 연구자들은 지난해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주요 손상 원인이 인간에 따른 수온 상승이라고 확인했다. 휴즈 교수는 1981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2300㎞에 달하는 크기 때문에 훼손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순전히 크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교적 잘 보전된 산호 군락지 역시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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