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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교육감 입맛대로 교사선발하는 개정안?

[파이낸셜뉴스] ‘임용시험 규칙을 개정해 교육감의 입맛대로 교사를 선발하려 한다’는 국민청원 게시물이 1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교육부는 시험 실시기관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임용시험 규칙 개정안’을 지난 5월 입법예고했다.

[fn팩트체크]교육감 입맛대로 교사선발하는 개정안?
지난 14일까지 10만 명의 동의를 받은 국민청원 게시물


개정안을 반대하는 국민청원 게시물에 9월 14일부터 30일간 10만 명의 시민이 동의했다. 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해 실력보다 사상과 이념 중심으로 교사를 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된 내용이다. 작성자는 교사를 공정하고 중립적인 기준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 교사 단체도 개정안에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7일 교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개정안대로 교육감에게 평가기준을 위임한다면 정치적 이념과 성향에 따라 교사를 선발할 것이라 주장했다. 교육감이 임용 심사위원을 위촉할 때 본인의 이념에 맞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 면접에서 특정 사상과 정책을 물어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개정안 취지는 "다양한 능력 평가 위해"


교육부는 지난 5월 11일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재시험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실시기관의 선발 자율권을 확대하는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규칙의 제7조 시험 방법을 전면 개편해 실시기관의 자율성이 크게 늘어난다. 임용시험 실시기관인 시∙도 교육청은 기존 2차 시험이던 실기를 1차에 볼 수 있다. 또 2차시험에서 각 실시기관이 시험 방법과 평가지표 등을 만들어 선발해야 한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개정안이 임용시험 지원자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임용시험은 1차 필기시험으로 1.5배수를 선발하고 2차 면접에서 1배수를 최종 선발한다. 따라서 1차 합격을 위한 암기 위주의 필기시험에 집중하는 기존 체제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안을 통해 수업 시연이나 상담 이해 등 교사에게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으로 교사 채용할 수 있나?

교총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감이 성향에 맞는 지원자를 채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 대변인은 교육청에서 채용하는 교육전문직 시험과 면접에서 편향적인 질의와 문항으로 불만이 접수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교장∙교감 공모제의 자기소개서에서 특정 노조 출신임을 명기하고 내정자를 선정하는 등 편향성이 지역사회에서 문제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감은 지원자를 사적인 기준으로 선발할 수 없다. 교육기관과 공무원은 헌법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임용시험 전반에 걸쳐 면접 질문 등을 교육부가 감독하고 있어 개인의 사적인 기준이 개입할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시도 교육감은 임용시험을 관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기준을 논의하는데, 여기에 교육부도 참여해 감독하고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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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법 제26조 6항/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만약 교육부에서 선발 과정의 정치적 중립 위반 사례를 발견하면 교육부는 자체 감찰을 실시하고 중징계 및 형사처벌까지 고려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 26조에는 공무원 임용을 시험성적, 능력의 실증에 따라 실시하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돼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규 임용에서 교육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선례는 없다고 밝혔다.

■교사선발권은 누구에게 있나?

국민청원 작성자는 ‘임용규칙 개정으로 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부여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교사를 선발하는 임용권은 원래 교육감에게 있다.

법적으로 신규 교사 임용권은 대통령에 있다. 하지만 교육공무원법 33조와 교육공무원 임용령에 따르면 ‘임용권은 교육기관에 위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따라 교사를 채용하는 임용권은 교육부장관과 각 교육감에게 위임된다.

‘지방자치 교육에 관한 법률’에서는 주민투표로 선출되는 교육감을 교육 사무 집행기관으로 규정한다. 교육청은 교육감의 사무를 분담하는 교육 행정기관이다.

2차 시험의 경우 시험실시기관인 시도 교육청이 대상자의 적성 및 인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활용한다. 1차 시험에서도 과목별 배점 비율 등 임용시험 출제는 교육감의 소관이다. 다만 1차 필기시험의 문항 제작은 시∙도 교육감이 공동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위임하고 있다.

■개정안의 내용은 다소 미비해

교총 대변인은 평가기준을 단지 시도 교육감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개정안은 구체적이지 않고 근거가 없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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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규칙 개정안 신구문대조표, 기존 평가 기준을 삭제하고 전부 시도 교육청으로 위임했다. / 출처=국민참여입법센터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에 7조 3~5항에 걸친 2차 시험 방법과 절차를 전부 삭제하면서 ‘실시기관이 2차시험의 평가지표 개발과 활용한다’고만 명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안에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담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위임 사항이 정해지지 않아 선발 과정의 혼란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인정했다.

교총 대변인은 교육 당국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개정안을 발표한 교육부에 유감을 표했다. 과도한 필기시험이 문제라면 교육전문가, 현직 교사 등과 논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처럼 단순히 평가기준을 교육감에 위임하는 것은 진정한 교육자치의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교총은 교육부로부터 서면 의견을 받은 뒤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보도자료를 내기까지 추가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임용시험 언제 바뀌나?

교육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시·도 교육청과 교총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평가 지표와 방법을 전적으로 시도 교육감에게 전부 위임하는 것이 교육 당국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적인 성향이 선발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수정된 개정안은 기존 계획보다 늦춰진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입법예고를 마친 규칙 개정안은 6개월 이내에 법제처 심사를 거쳐 공표된다. 협의 과정을 거치느라 조금 늦는 셈이다. 변경되는 임용시험 규칙은 개정안이 공표되고 2년 뒤에 실제 시험에 도입된다.

moo@fnnews.com 최중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