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충격 받으면 색이 변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5 12:00

수정 2020.10.15 12:00

KIST, 스피로피란 고분자 소재 성능 개선
늘리고 압축, 구부림 등 충격에도 색 변해
스피로피란(SP) 분자 센서가 늘리고 누르고 굽히는 등 변형 모드에서 색이 변한다. KSIT 제공
스피로피란(SP) 분자 센서가 늘리고 누르고 굽히는 등 변형 모드에서 색이 변한다. KSI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충격으로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색으로 구분 가능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콘크리트나 실리콘 등의 소재에 주입하면 힘, 변형, 손상 등의 기계적 자극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스마트 소재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김재우 박사 연구팀은 외부 자극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세대 응력 감응형 소재의 민감도를 개선했다고 15일 밝혔다.

새 공정으로 개발한 스피로피란-고분자의 민감도가 기존 대비 85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 효과는 인장, 압축, 구부림 등 다양한 변형에서도 성공적으로 나타났다.

김재우 박사는 "스피로피란 기반 응력 감응형 스마트 고분자 소재의 기계적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정이 개발됐고, 분석을 통해 감도 향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외부 힘에 반응하는 분자 수준의 물질인 스피로피란(Spiropyran)은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화학구조가 변해 색이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를 이용해 웨어러블 센서, 인공 피부의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의 경우 500% 이상의 높은 변형 후에야 색의 변화를 보일만큼 기계적 민감도가 낮아 실제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민감도를 높이기 위한 기존 연구들은 스피로피란과 소재를 합성하기 전에 스피로피란의 분자구조를 소재에 맞게 변형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연구진은 기존과는 다르게 소재와 스피로피란을 합성한 이후 특정 용매에 넣어 일종의 숙성과정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켰다.

스피로피란(SP) 분자 센서의 화학적 구조가 힘에 반응해 메로시아닌으로 변한다. KSIT 제공
스피로피란(SP) 분자 센서의 화학적 구조가 힘에 반응해 메로시아닌으로 변한다. KSIT 제공
연구진은 용매를 통해 흡수시키는 시간을 조절하며 개발한 소재의 색, 형광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처리 시간이 길수록 민감도가 향상됨을 확인했다.

또한, 소재별로 별도의 조작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단순히 용매에 넣어 숙성시키는 후공정만으로 민감도를 높인 새로운 방식은 다양한 소재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미래형 웨어러블 센서 및 인공 피부로 응용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마크로몰리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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