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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이식없이 종양 있는 뼈 부분만 제거… 합병증 위험 적어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5 17:46

수정 2020.10.15 18:40

골육종 ‘골단판내 절제술’
인공관절 이식없이 종양 있는 뼈 부분만 제거… 합병증 위험 적어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환자에게 MRI 상 종양(왼쪽)이 발생해 수술 직후(가운데)와 수술 후 4년 이후(오른쪽)를 촬영한 단순방사선 사진. 환자 종양을 제거한 부위를 골이식으로 개건해 환자의 무릎관절운동은 정상수준까지 회복됐다. 서울대병원 제공
환자에게 MRI 상 종양(왼쪽)이 발생해 수술 직후(가운데)와 수술 후 4년 이후(오른쪽)를 촬영한 단순방사선 사진. 환자 종양을 제거한 부위를 골이식으로 개건해 환자의 무릎관절운동은 정상수준까지 회복됐다. 서울대병원 제공


골육종은 뼈에 발생하는 희귀 암입니다. 대부분 15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20대 성인에서도 10% 가량 발생하고 60세 이후에는 연골육종, 전이암 및 혈액암인 다발성골수종 등이 나타납니다.

주로 골육종은 80% 가량이 무릎 주위에 발생합니다.
골육종이 발생한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부어오르는 종창(부종)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때 생기는 통증이 느껴지는데 증상이 오래 될수록 통증 시간도 길어지고 강도도 심해집니다. 일반 외상으로 인한 종창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지만 골육종에 의한 종창은 오래되고 점점 경과가 나빠집니다.

골육종은 조기 진단해 초기에 치료가 이뤄져도 5년 생존율이 60% 가량입니다. 또 골육종이 침범한 부분은 절단 또는 부분 절제하고 자기 뼈나 인공관절 등으로 대치해야 하므로 사지 기능장애도 심하게 됩니다.

기존 골육종 치료법은 종양과 더불어 인접한 관절까지 제거하고 인공대치물을 삽입해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종양 주변까지 제거함으로써 재발 위험을 원천차단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 골육종 환자들이 평생 불편하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한수 교수팀은 관절은 보존하면서 종양이 있는 부분만 골라 제거할 수 있는 '골단판내 절제술'을 개발했습니다.

김 교수팀은 수술 전 항암치료효과가 좋은 환자를 대상으로, 관절을 구성하는 뼈 부분은 보존하면서도 종양이 있는 뼈 부분만 제거했습니다. 종양이 있던 위치에는 조직기증으로 확보한 타인의 뼈를 이식해 개건했습니다.

이 수술법은 기존 방식보다 수술 효과, 움직임, 합병증 위험에서 우수함을 보였습니다. 수술을 받은 17명의 환자를 최대 10년 이상 관찰한 결과, 수술 부위에서 골육종이 재발한 환자가 없었습니다.

또 환자의 무릎관절을 보존하는 만큼 움직임이 더 자유롭게 됐습니다. 인공관절로 무릎을 치환한 경우에는 스포츠 활동이 어렵고 무릎관절이 정상인만큼 구부려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합병증 위험이 적었습니다. 기존 인공관절은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수명이 비영구적인 만큼 평생 수차례 인공관절 재치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김 교수는 "골단판내 절제술은 청소년 골육종 환자가 항암화학치료 반응이 좋고 뼈에 말단까지 종양이 침범하지 않았다면 효과적인 수술법"며 "종양제거는 물론, 환자 자신의 관절을 유지함으로써 운동기능 측면에서도 탁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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