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배터리 화재
국토교통부 이미지 제공/뉴스1
배터리라는 용어를 처음 쓴 이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과학자·발명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년)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배터리는 군사용어다. 오래전 전투에선 대포를 죽 늘어놓고 포를 쏘았다. 그 대포 세트를 배터리라 불렀다. 지금도 야구에선 투수·포수 한 쌍을 배터리라고 부른다. 최초의 실용적 배터리는 19세기 중반에 나왔다. 전보용 전신기를 배터리로 구동했다.

배터리 발전은 눈부시다. 과장하면 21세기 문명은 배터리 문명이라 할 만하다. 시계, 카메라,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으면 말짱 헛것이다. 최근엔 전기자동차도 배터리로 작동한다. 무거운 자동차를 굴릴 정도면 보통 힘이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붙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배터리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전기를 꾹꾹 눌러 저장하다보니 열에 민감하다. 그래서 불이 자주 난다. 4년 전 삼성전자가 곤욕을 치렀다. 야심차게 내놓은 휴대폰 갤럭시노트7에서 자꾸 불이 났기 때문이다. 삼성은 과감하게 100% 신제품 교체를 약속했다. 배터리는 무게와의 싸움이다. 중량을 줄이는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게 최상이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분리막을 지나치게 얇게 달면 사달이 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도 말썽을 부렸다. ESS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지난 2017년부터 전국 ESS사업장에서 수십 건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민간 합동조사단은 그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결론 지었다.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은 "추정과 추론에 불과한 결론"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이번엔 전기차 차례다. 나라 안팎에서 전기차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현대차는 8만대 가까운 코나EV를 다 리콜하기로 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GM 볼트EV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시장에선 이를 전기차 대중화로 가는 성장통으로 본다. 한국은 배터리 강국으로 꼽힌다. 이 위기를 넘어서야 진정한 배터리 강자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