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대세 된 '원격근무'.. "우린 창업 때부터"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7 10:00

수정 2020.10.19 10:27


대세 된 '원격근무'..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리 잡은 기업 문화가 있다. 바로 재택근무가 만들어낸 리모트 워크(Remote Work) 즉, ‘원격근무’ 트렌드다. 리모트 워크는 유능한 인재 확보와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코로나 확산 전 이미 예견이라도 한 듯 창립 시점부터 리모트 근무를 도입해 정착화한 기업들이 있다. 태생부터 원격 문화에 단련된 이들은 나인투식스(9 to 6) 기업들을 제치고 각 분야별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약진 중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신뢰와 책임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함께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인덴트코퍼레이션, 아틀라스랩스, 스터디파이, 스마트스터디, 슬로워크가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리모트 워크’ 글로벌 진출까지 겨냥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개발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은 불필요한 시간을 절약해 업무 생산성을 증진시키자는 모토 아래 2018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리모트 워크를 시행 중이다.

직원 개개인의 일하는 방식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유연한 사고와 책임감을 부여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은 리모트 워크 제도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물론, 복지 증진 효과까지 거두며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직원들은 ‘어디서 어떻게 일하든지 본인이 일이 잘되는 장소에서 근무하면 된다’라는 기본 지침 아래 별다른 조건이나 제한 없이 자율 의사에 따라 업무가 가능하다. 기호에 따라 사무실에 출근한 뒤 근처 카페에서 일하기도 하고, 타지역에서 장기 원격근무를 실천한 직원도 있다. 리모트 워크의 유일한 조건은 어디에서 근무하든 메신저 및 공용 캘린더 등을 통해 업무 현황을 제때 보고하는 것이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리모트 워크 시스템은 앞으로 본격화할 해외 진출을 겨냥해 도입되기도 했다. AI 챗봇을 활용해 실제 구매자의 후기를 수집하는 브이리뷰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세계 무대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리모트 근무부터 수평 소통문화까지

음성인식 AI 전문 기업 아틀라스랩스도 언제 어디에서든 원격 근무가 가능한 ‘리모트 워크’와 ‘근무시간 유연제’ 등을 창립 초기부터 도입해 직원 개개인의 업무 리듬과 스타일에 따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과 미국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중인 아틀라스랩스는 글로벌 스타트업 분위기로도 알려져 있다. 다양한 국가와 연령대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어와 영어를 공용 언어로 사용하며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아틀라스랩스는 자체 개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음성 및 언어 기반의 AI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 온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iOS와 안드로이드 양대 운영체제 모두를 지원하는 AI 전화 모바일 앱 ‘스위치(Switch)’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격 근무로 폭넓은 인재도 확보

온라인 스터디 사업을 진행하는 스터디파이는 해외 원격근무 사례를 연구, 고민 끝에 모든 직원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개인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라이프 사이클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유수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스터디파이는 현재 월별 오프라인 회의와 분기별 워크숍을 제외하면 모든 직원이 집이나 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본다. 원격 근무를 도입한 이후 육아하는 사람, 지방 근무자, 해외 근무자 등 채용 풀이 넓어져 좋은 인재 뽑기에도 수월해졌다.

또한, 다수 IT 솔루션을 함께 사용하며 원격 근무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화상 회의는 구글 미트와 줌을 사용하고 메신저는 슬랙, 업무 관리 프로그램은 아사나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구성원 간에 놓치는 커뮤니케이션이 없도록 하고 있다.

■‘재택근무 가이드’도 펴내

영유아 대상 캐릭터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는 재택근무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조기에 구축한 대표적 사례다. 특히, 재택근무의 장단점과 업무 성과 추이 등을 담은 ‘재택근무 가이드’를 외부에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스마트스터디 개발팀은 출퇴근 시간과 업무 장소를 모두 직원들이 정한다. 다만, 재택근무 가이드에 의해 업무 시작과 종료 시간을 협업 구성원과 인사팀에 메일로 공유하고, 진행 예정 업무, 진행 완료 업무 등을 각각 출퇴근 시에 공유해야 한다. 재택근무는 근무 장소의 변동만 있을 뿐 회사 출근과 동일한 근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창업 이래 지속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만큼 재택근무의 역사도 남다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시행했던 재택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 개개인의 재택근무 노하우 등을 담아 ‘2020 재택근무 리포트’를 펴내기도 했다. ‘재택근무 만족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시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이 91%인 것으로 나타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리모트 워크 8년차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기업 슬로워크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8년차 리모트 워크를 시행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슬로워크 직원들은 그날 상황에 따라 집에서 일하거나 오전은 집에서 일하고 오후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식으로 자유롭게 택할 수 있다.
매일 오전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성과와 일정을 점검하며 업무를 시작한다.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두 달에 한 번 성수동 본사에서 열리는 ‘타운홀 미팅’ 때이며, 비대면 상황에서 소통 낭비를 줄이는 커뮤니케이션 가이드, 교육 프로그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마련해 구성원들이 유연근무, 원격근무 제도를 원활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된 시대, 사소한 사항까지 결재를 받아야 하는 시간과 절차를 줄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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