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로스차일드, 1억달러 사기 소송 직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7 06:42

수정 2020.10.17 06:42

[파이낸셜뉴스]
국제 금융계의 큰 손 로스차일드 가문이 사기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사진은 6월 21일(현지시간) 촬영된 사기소송 당사자인 스위스 제네바의 에드몽드로칠트 은행 현판. 사진=로이터뉴스1
국제 금융계의 큰 손 로스차일드 가문이 사기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사진은 6월 21일(현지시간) 촬영된 사기소송 당사자인 스위스 제네바의 에드몽드로칠트 은행 현판. 사진=로이터뉴스1

국제 금융계를 쥐락펴락 하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1억달러 사기소송에 직면했다. 소송결과에 따라 명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게 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석유업체 로스네프트 사장을 지낸 세르게이 보그단치코프가 스위스의 비상장 은행인 에드몽드로칠트(Edmond de Rothschild)를 리베이트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보그단치코프는 에드몽드로칠트의 리베이트 사기로 자신의 투자펀드에서 수백만달러가 사라졌다면서 손해 규모가 1억달러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소장에서 보그단치코프는 에드몽드로칠트 회장인 아리안 드 로스로스차일드 남작부인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로스차일드 고위 경영자가 자신을 속이기 위해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동유럽인들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14일 오후 뉴욕주 법원에 제출됐으며 손해배상으로 1억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그단치코프는 또 에드몽드로칠트의 리베이트 사기가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를 통해 공개된 법무법인 모사크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모사크 폰세카는 은밀한 역외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은 사라진 업체다.

그의 변호인 티보르 나기는 "서구 은행산업 모두에서 가장 희소가치가 높은 이름 가운데 하나인 로스차일드가 뉴욕에서 악당이 됐다"면서 에드몽드로칠트가 "엉터리 중개인들과 불법의 냄새가 나는 수상한 투자 매니저들을" 활용해 자신의 고객으로부터 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보그단치코프는 당시 로스칠트 고위 경영자인 카를로 트베스가 자신이 남작부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자신이 은행에서 남작부인의 '눈과 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신임을 얻었다고 말했다.

트베스는 2016년 은행에서 나왔다.

그는 또 트베스가 투자에는 문외한인 러시아 엔지니어인 자신을 남작부인이 소유한 스위스 제네바 외곽의 호화로운 로스칠트성(Chateau de Rothschild)으로 초대해 신뢰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보그단치코프 측은 소장에서 "이번 사기는 간단한 환상에서 시작됐다"면서 "250년의 로스차일트라는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신뢰를 이용해 리베이트 사기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보그단치코프는 소장에서 2001년부터 '포트인베스트(Fortinvest)'라는 펀드를 통해 로스차일드에 1억5000만달러 넘는 자금의 운용을 맡겼고 트베스에게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베스는 뉴욕에 중개인을 내세워 포트인베스트 펀드를 운용하도록 하면서 수수료를 부풀리게 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트베스와 로스차일드 가문으로 흘러들도록 리베이트 사기를 했다고 보그단치코프는 주장했다.

보그단치코프는 이같은 사기 음모를 2016년까지 알아채지 못했다면서 로스차일드가 손실을 숨기기 위해 이중장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그단치코프는 수수료로 자신이 수백만달러를 더 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무모한 투자로 8600만달러를 손해봤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