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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내부서 증시 과열 경고… "금리인상 앞당길 수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8 17:51

수정 2020.10.18 17:51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
"과도한 차입 통한 투자 억제"
파월 의장은 금융감독에 만족
美 연준 내부서 증시 과열 경고… "금리인상 앞당길 수도"
미국 내 초저금리에 따른 과도한 주식투자 거품을 막기 위한 강력한 금융 감독 및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에선 자칫하면 자산거품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예정보다 앞당겨야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현재 기업과 가계가 과도한 차입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을 억제토록 하는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금융안정'에 관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월 이후 사상 유례 없는 규모의 통화 완화에 나서 대규모 통화를 발행하고, 국채 매입, 정크본드 등 회사채 매입, 제로금리 정책 등을 펴고 있다.

이렇게 풀린 돈과 초저금리는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자산 거품 우려를 낳고 있다. 로젠그렌 총재는 그러나 "오랜 기간의 저금리가 적용되는 통화정책을 계속하려면 그와 동시에 발생하는 과도한 위험선택을 통제할 수 있는 활발한 금융감독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젠그렌은 "(그렇지 않으면) 금리가 오랜 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부작용을 부르는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경고했다.

금융위기 기간 재무부 경력이 있는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FT에 중앙은행의 반복적인 시장 개입을 피하려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슈카리 총재는 "최선의 정책해법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상태를 지속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위험이 닥치면 곧바로 모두가 도망가고 연방준비제도가 그 시장을 구제해야 한다. 이는 미친 짓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두려워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금융시장의 위험선택이 통제불가능한 지경으로 치달아 자산 거품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연준은 원하는 시기보다 더 이른 금리인상에 나서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랜디 퀄스 연준 부의장 등은 은행들이 탄탄하다면서 지금의 금융감독에 만족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준 내부적으로는 우려와 만족감이 교차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채권시장에 개입한 뒤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대형은행들에는 배당지급을 제한하고 자사주매입을 연말까지 금지시킨 것으로 충분하다는 의견과 이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무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 정도를 불충분하다면서 배당의 경우도 완전한 지급 중단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대선 이튿날인 다음달 4~5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술주의 시장 영향력이 1999년 닷컴거품 당시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시가총액의 약 40%를 기술주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기술주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올 연말이 되면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부터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기술주 업체들이 S&P500 지수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0%에 육박한다. 닷컴거품이 한창이던 1999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 37%를 조만간 제칠 기세다.

9월 이후 기술주 상승세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애플, 넷플릭스 등 기술주들은 올해 시장 상승세를 이끌면서 S&P500 지수를 8% 가까이 끌어올린 주역이다.


제이너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앨리슨 포터는 "우리는 지금 디지털 생활방식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대형 기술주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갑작스럽게 주가가 급등한 탓에 앞으로 한 동안 높은 변동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테슬라가 분기실적을 공개하는 등 이번주에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본격화하면서 주식시장이 더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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