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비쿠폰 대상은 약 760만명이다. 박물관·영화·공연 등 주로 문화예술 분야에 혜택이 집중됐다. 22일부터 티켓을 온라인 예매나 현장 구매할 때 최대 8000원까지 깎아준다. 인구 이동·밀집을 유발하는 숙박·여행·외식은 뺐다.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가 컸던 분야를 선택과 집중해 지원, 꽉 막힌 서민경제의 숨통을 터주겠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가 제대로 안 잡힌 상황에서 소비쿠폰 발행 재개를 통해 방역과 경제 간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는 점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미국과 유럽에선 2차 대유행 조짐이 일고 있다. 세계 각국은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10월 들어 해외에서 한국에 유입된 확진자 수는 약 300명이다.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도 50~100명 선에서 왔다갔다 한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신규 확진자는 약 85명이다. 이는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직전 1주일보다 약 15% 늘어난 수치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춰지면서 대형학원·뷔페·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까지 문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1단계로 낮춘 후에도 감염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 간 실내 밀집도를 높이는 소비책을 내놓은 건 오히려 재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보건과 경제 간 균형을 가장 잘 잡은 나라로 한국과 호주를 꼽았다. K방역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순간 K방역에 대한 찬사는 말짱 헛일이 될 수 있다. 소비쿠폰을 발행하더라도 사후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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