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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인텔 메모리 부문 100억달러에 인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0 04:28

수정 2020.10.20 15:05

[파이낸셜뉴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인텔 반도체 공장 외곽에 2일(현지시간) 인텔 로고가 새겨진 현판이 세워져 있다.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SK하이닉스에 매각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인텔 반도체 공장 외곽에 2일(현지시간) 인텔 로고가 새겨진 현판이 세워져 있다.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SK하이닉스에 매각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뉴스1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낸드 메모리 부문을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약 100억달러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르면 이날 발표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정확히 어떤 사업체를 인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매각 대상 인텔 사업부문은 하드드라이브, USB 드라이브, 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 부문이다.

인텔의 메모리 사업 부문은 경쟁사 엔비디어에 기술력 등에서 크게 밀리면서 고전해왔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하락세를 타면서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인텔은 이때문에 메모리 부문을 털어내기를 원해왔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로 유명하지만 메모리 사업에도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60년대 후반 메모리 사업을 시작한 인텔은 1980년대 일본 업체들과 극심한 경쟁을 벌이면서 CPU로 방향을 틀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18년 과잉공급 속에 침체를 겪은 뒤 지난해 후반 회복세로 돌아섰다.

중기 전망은 밝다. 데이터센터 붐 속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앞으로 수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그러나 지난 4월 밥 스완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고충을 토로하면서 매각 또는 협력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인텔은 이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축소하고 있다.

1월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에 양사 합작 벤처 지분을 약 15억달러에 매각했다. 3D X포인트라는 고급 메모리 기술 업체였다.

인텔은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하고 덩치가 더 작은 경쟁사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계속 잠식당해왔다.

이때문에 올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약 30%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텔 주가는 10%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23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올 하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라고 발표한 7월에는 주가가 15% 넘게 폭락했다.

특히 이미 엔비디어는 생산하고 있는 7나노미터급 반도체 기술 개발이 몇년 더 늦춰진다고 밝힌 것이 전망을 더 어둡게 했다.

한편 반도체 업체간 인수합병(M&A)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가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로덕츠를 200억달러 이상에 인수하기로 7월 합의했고, 9월에는 엔비디어가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홀딩스를 4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MD는 현재 경쟁사 자일링스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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