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서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는 감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로써 수년째 이어진 월성 1호기 폐쇄를 둘러싼 탈원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월성 1호기는 영구 정지(2017년 6월)된 고리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전이다. 1975년 6월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서 착공, 1983년 4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설비 용량은 67만9000㎾. 지난 30년간 총 1억3812만㎿h의 전기를 생산했다.
월성 1호기 수명 만료 전인 2009년 12월,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명 10년 연장을 결정,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했다. 당시 계속 운전이 경제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수원은 7000여억원을 들여 원전 설비를 개보수했다.
6년 후인 2015년 원안위는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을 허가했다. 하지만 시민환경단체들은 수명 연장에 반대, 원안위 허가 무효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에서 원전 찬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갈등은 수면 아래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2017년 10월 재개 결정)과 함께 찬반 논란은 가열됐다. 2017년 10월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포함된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을 의결했다. 다음해 6월 한수원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월성 1호기 폐쇄를 전격 결정했다.
논란은 더 커졌다. 한수원이 판매단가를 고의로 낮게 책정하는 등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탈원전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논란 끝에 지난해 12월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최종 확정했다.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 중수로형 원전이다. 캐나다 원전 기술(가압관식 중수형 원자로)로 캐나다 원자력공사가 설계, 시공했다.
중수로는 원전에서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와 감속재로 일반 물을 사용하는 경수로와 달리, 물 중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한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원전(APR1400)은 모두 경수로형이다. 경수로에 비해 고장이 잦고 사용후 핵폐기물 등이 많다는 게 단점이다. 월성 1호기는 지난 30년간 39회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이와 관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 원전에 비해 10배 이상의 삼중수소가 발생하고 사용후핵연료도 4.5배가량 많이 나온다"며 월성 1호기의 취약한 안전성을 지적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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