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현장르포] 성균관대, 고등교육 원격수업의 표준이 되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0 15:13

수정 2020.10.20 15:24

지난 19일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대학 국제관에서 SKK GSB 라나크 푼갈리아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 19일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대학 국제관에서 SKK GSB 라나크 푼갈리아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파이낸셜뉴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원격수업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상황이 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원격수업의 질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원격수업 모습은 이런 논란과 무관해 보였다. 10여년부터 온라인 수업에 대해 연구·준비해온 성균관대의 노력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돌발적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상당수의 강의실이 실시간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병행이 가능한데다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의 즉각적인 저장이 가능했다. 여기에 교수들이 학습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스튜디오 구축도 성균관대의 원격수업이 호평을 받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있다는 평가다.


■아이-캠퍼스, 질 높은 원격수업 원동력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경제관 3층에 위치한 온라인 제작스튜디오였다. 이곳은 교수들의 교육컨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다. 들어서자 마자 방송국 부조실을 연상케하는 설비들이 눈에 띄었다. 2명의 전문 PD들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교수들의 강의영상을 편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튜디오 안에는 두개의 강의실이 존재했다. 강의실 안에는 프롬프트를 장착한 카메라와 대형전자칠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교수는 카메라에 장착된 프롬프트를 확인하면서 강의화면을 점검할 수 있었다. 전자칠판은 동영상 제작은 물론 판서까지 가능해 효과적인 교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이어 방문한 곳은 학술정보관 3층의 셀프스튜디오였다. 셀프 스튜디오는 온라인 제작스튜디오보다 작지만 작은 공간에서 교수가 강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다. 성균관대는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에 각각 온라인 스튜디오 2곳과 셀프 스튜디오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경영관 4층에 위치한 녹화강의실이었다. 성균관대 녹화강의실은 실시간스트리밍(WebEx)을 연동해 온오프 혼합수업을 지원하도록 구비했다. 강의실 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아크릴 칸막이가 존재했고, 모니터를 통해 학생들을 관찰할 수 있다. 강의자료와 영상은 아이-캠퍼스(i-Campus)라는 LMS에 저장된다. 강의를 수강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아이-캠퍼스를 통해 재시청이 가능하다. 성균관대의 이같은 녹화강의실은 2학기 중인 현재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를 합쳐 244개로 국내 4년제 대학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성균관대의 아이-캠퍼스는 2002~2008년 운영한 1세대를 시작으로 2009~2019년까지 운영한 2세대를 거쳐, 지난 3월 차세대 버전이 운영중이다. 아이-캠퍼스는 단순히 학습자료를 공유하는 곳이 아닌 과제, 퀴즈, 토론 등의 쌍방향 학습과 강의저장 및 실시간 강의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성균관 교무처장은 "10여년전부터 원격수업을 연구하고 준비해왔던 것이 코로나19 상황속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원격강의 운영지원 및 콘텐츠 품질관리를 위해 각종 위원회(자문, 전문, 저작권, 실무위원회) 를 운영하고 있고, ‘온라인강의 신속대응팀 콜센터’도 운영해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교수 만족도도 높아
실제 온·오프 수업 병행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관을 찾았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SKK Graduated School of business) 과정 학생들의 수업을 직접 참관할 수 있었다. 이날 강의실에는 7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었고, 온라인으로 7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강의를 맡은 라나크 푼가리아(Raunaq Pungaliya) 부원장은 강의실에 나온 학생은 물론 모니터에 비치는 학생들에게도 수시로 질문 등을 던지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온라인 수업임에도 학생들이 집중도는 높아보였다.

라나크 부원장은 "당연히 모두와 함께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면 좋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속에서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이라는 해법을 찾은 것 같다"며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높다는 점에서 수업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경영대학원 과정 중인 정영덕 씨(39세)는 "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중 외국인 학생의 경우 국내 입국 과정에서 자가격리 해야 하는 등 어려움 등이 생길 수 있었는데 온·오프 병행수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학교의 유연한 대처는 물론 강의 품질도 만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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