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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플라스틱 대체재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0 18:28

수정 2020.10.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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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생분해성 신소재 및 시제품(LG화학 제공)./뉴스1
LG화학 생분해성 신소재 및 시제품(LG화학 제공)./뉴스1
인류사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진화해 왔다. 많이 쓰이는 소재가 시대 구분의 기준이라면 현대는 가히 '플라스틱시대'라 할 수 있다. 특히 폴리에틸렌(PE)은 시대의 총아 격이다. 발광다이오드(LED)나 전기 절연체, 가전제품 외장재 등 산업용은 물론 인체에 해가 없어 페트병 등 생활 소재로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러나 폴리에틸렌도 다른 플라스틱처럼 치명적 결함이 있다. 주로 석유가 원료인 합성수지로, 화학적으로 안정된 구조이나 사용 후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이로 인한 환경파괴를 줄이려고 박테리아나 유충으로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등 갖가지 해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LG화학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폐글리세롤(바이오디젤 생산공정 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100% 바이오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유연성 강화를 위해 다른 플라스틱이나 첨가제를 섞었던 기존 생분해성 소재와 달리 합성수지와 같은 투명성과 물성을 구현하면서도 쉽게 분해되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촌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유럽 주요국은 합성수지 제품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소비는 외려 급증 추세다. 생분해 신소재는 이 같은 딜레마를 극복할 해결사로 주목된다.
한 시장조사 업체는 생분해성 소재 시장 규모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LG화학이 신제품을 양산할 2025년에는 9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평균 약 15%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관측이 맞다면 배터리 부문 분사를 앞둔 LG화학으로선 4차 산업혁명기의 새 먹거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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