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사상 최대 M&A, SK 최태원의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0 18:28

수정 2020.10.20 18:28

최태원 SK그룹 회장.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뉴스1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20일 밝혔다. 주요 국가들이 승인한 후 대금 지급이 완료되는 2025년 3월이면 인수절차가 끝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단번에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앞으로 글로벌 선두를 향해 더욱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인텔의 낸드 사업은 후발주자 SK하이닉스에 새로운 날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선 삼성에 이어 굳건히 2위를 지키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열세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반도체 최선두 인텔의 낸드 SSD 기술력과 낸드플래시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자사 불굴의 집념, 인텔의 1등 DNA가 최상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발판으로 기업가치 100조원의 꿈도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잔뜩 움츠러든 요즘 같은 시기에 기업의 이런 열기가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인수에서도 최태원 SK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여지없이 발휘됐다. 인수 규모가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9조2000억원)을 압도한다. 최 회장은 산업 대전환기 중요 국면마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2018년 일본 도시바(현 키옥시아) 메모리 지분 인수 모두 최 회장의 승부수로 이룬 쾌거였다. 기업 최고 수장의 역할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격랑의 한복판에 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 등 초대형 M&A도 줄을 잇고 있다.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으로 유례없는 새 판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비메모리반도체 후발주자 AMD는 무서운 속도로 인텔을 추격 중이다. 다급한 인텔이 선택한 것이 비메모리 중심의 사업재편이다.
삼성은 2030년 비메모리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이 확고하다. D램과 낸드 메모리 양대 산맥을 잡은 SK하이닉스의 다음 고지는 비메모리가 될 것이다.
격전의 현장에서 우리 기업의 건투를 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