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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 "檢, 추미애·실세 간부 아닌 윤석열 믿고 따라“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1 17:05

수정 2020.10.21 17:07

현직 부장검사 "檢, 추미애·실세 간부 아닌 윤석열 믿고 따라“


[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년도 채 안된 임기 동안 두 번이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부장검사가 윤 총장을 믿는다며 응원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54·사법연수원 31기)는 21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2002년 검사로 임관한 이래 검찰은 계속 추락했던 것 같다"며 "때로는 정치권의 중상모략에 가까운 사실왜곡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은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여러 비난 중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정권(인사권자)과 검찰의 관계였다"면서 "정권의 시녀,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난이 그 무엇보다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과 관련한 수사에 참여한 일화를 거론하며 "검사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당시 저를 비롯한 대다수 검찰 구성원들이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수사팀장이던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하게 됐다"며 "검찰이 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한순간에 부서져 버렸다.
이후 많은 검사들이 인사권자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된 것 같다"며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윤 총장이 현 집권 세력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던 당시를 상기시켰다.

그는 "저는 그런 총장님을 보며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 정권 수사로 불이익을 받고 지방을 전전하다가 검찰총장까지 오른 분이 현 정권 실세를 상대로 힘든 수사를 벌이는 모습.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정 부장검사는 '라임자산운용 사건'에 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추 장관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다"면서 "전 남부지검장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며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총장님은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고, 검찰총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이라도 지켜내겠다는 고심의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장님, 많이 힘들고 외로울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대다수 검찰 구성원은 법무부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겠다.
힘내십시오"라고 글을 마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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