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착용금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보석 석방 후 탈출
獨, 2018년 유럽 최초 민주운동가 망명 허가로 中과 마찰
독일 연방이민난민국(BAMF)은 엄격한 사생활 보호법을 이유로 망명 허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에 남은 가족 보호를 위해 자신을 일레인이라고만 밝히고 다른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이 여성은 지난 14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음을 확인하는 서류를 AP통신에 보여주었다.
그녀는 20일 오후 AP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홍콩에서 마스크 착용 금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후 11월 홍콩을 탈출했다고 말했다. 홍콩 중문대학에 다녔던 그녀는 독일 도착 후 망명 신청이 처리되기까지 9개월 이상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신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필요를 지원해준 독일 정부에 감사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기 시간을 단축하며, 대기 기간 중 우리가 살 곳을 선택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망명을 신청한 홍콩 주민들을 돕는 '헤이븐 어시스턴스'는 이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독일과 유럽 전체가 난민 신청을 하려는 홍콩 시위대를 돕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촉구했다. 헤이븐 어시스턴스는 이미 망명한 민주화 운동가들이 설립한 단체이다.
지난해 홍콩 당국이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하려 하자 거센 반대 시위로 법안은 결국 폐기됐지만 반정부 시위는 계속됐고, 중국은 지난 6월30일부터 새로운 홍콩보안법을 시행하고 있다.
새 홍콩보안법은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때 중국이 약속한 '일국양제'의 틀을 끝내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있다.지난 8월 쾌속정을 타고 대만으로 피신하려던 청년 활동가 12명이 중국 해안경비대에 붙잡히는 등 새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을 홍콩 탈출에 나서게 만들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18년 유럽 국가들 중 처음으로 홍콩 활동가들의 망명을 허가, 중국과 마찰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독일 영사를 불러 이에 대해 항의했었다.
홍콩시 상황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홍콩 워치'의 수석 정책고문 샘 굿맨은 "일레인에 대한 망명 허가 결정은 독일이 인권을 옹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더 많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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