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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은 그냥 쓰세요"… 공실률 치솟은 여의도, 임차인 모시기 전쟁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6 18:00

수정 2020.10.26 19:02

파크원·우체국 등 공급 집중돼
3분기 여의도 공실률 20% 넘어
직전분기보다 15.9%P 급등
역세권 20층 가운데 10층 '텅텅'
렌트프리에 인테리어비 지원도
서울 여의도 한 A급오피스의 공실 전경 사진=조윤진 인턴기자
서울 여의도 한 A급오피스의 공실 전경 사진=조윤진 인턴기자
"어디 임차인 없나요?"

올 하반기 들어 신규 오피스 공급이 늘면서 서울 대형(A급)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특히 파크원 등 대형 오피스 공급이 집중된 서울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이 20%를 넘어섰다. 여의도 지역은 3~4개월 렌트프리(임대료 면제)는 기본이며, 일부 오피스는 인테리어 비용 지원까지 걸고 나서면서 임차인 찾기 전쟁이 한창이다.

여의도 공실률 20% 돌파


26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공실률이 높은 여의도권역의 일부 오피스는 전체 층의 절반 정도는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대형 오피스가 밀집한 여의도권역의 3·4분기 공실률은 20.6%에 달한다. 여의도의 2·4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4.7%로 1분기 만에 15.9%포인트 급등했다.


실제로 여의도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Y빌딩도 전체 20층 중에 10개층이 공실로 나와 있으며, 전실이 공실로 나온 층도 7개층이나 된다.

올 하반기부터 여의도에는 파크원 오피스타워 2개동(연면적 37만6169㎡)이 신규 공급되며, 국민은행 통합사옥(연면적 6만7677㎡)도 지난 9월 사용승인을 받아 여의도권역 내 A급 자산 위주로 흩어져 있는 KB금융 계열사의 오피스들이 통합 이전될 예정이다. 연말에는 여의도우체국빌딩 준공도 앞두고 있어 이곳도 임차인 찾기에 한창이다.

오피스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A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공급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수요가 함께 들어오기보다는 기존의 여의도권역에 있던 오피스들이 신규 빌딩으로 옮기려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에 연쇄적으로 기존 오피스들의 공실률도 높아지면서 임차인을 찾기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파크원에 새로 입주할 기업은 통합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 등 기존 여의도에 있던 기업들이 상당수다.

이에 따라 일부 기간의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는 여의도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기본인 상황이다. B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지역은 몇 년 전부터 렌트프리가 관행처럼 굳어졌는데 최근에는 기본 3~4개월은 제공한다"면서 "일부 빌딩은 5개월 렌트프리 지원에 3.3㎡당 50만원씩 인테리어 비용도 지원해준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 "공실률 상승 일시적 공급 영향"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이 높아진 것은 여의도 지역뿐만이 아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3·4분기 서울 지역 A급 오피스 평균공실률은 9.2%로 전분기 대비 5.1%포인트 상승했다. 공실률을 끌어올린 것은 여의도권역의 영향이 컸으며, 코로나19 여파보다는 신규 공급요인이 크다는 게 오피스업계의 분석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진원창 리서치팀장은 "코로나19로 수요가 많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공급이슈"라면서 "여의도권역의 경우 파크원이 워낙 면적이 커서 공실률이 대폭 상승했지만 시장수요에 맞춰 인센티브를 공격적으로 제공하면 신규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많기 때문에 공실률은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조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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