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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3분기 깜짝 성장은 수출 효과, 결국 기업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7 18:03

수정 2020.10.27 18:0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2분기 연속 뒷걸음쳤던 성장률이 3·4분기 2% 가까이 반등했다. 한국은행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잔뜩 위축된 우리 경제에 성장률 깜짝 반등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1.3%)를 올릴 수 있겠다는 기대도 나온다.
성장률 발표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일단 2% 가까운 성장률 수치는 직전 분기 기저효과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4분기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3.2%까지 추락, 금융위기였던 2008년 4·4분기 이후 가장 참혹했다.

사방이 꽉 막힌 경제여건에서 역성장 탈출을 이끈 주역은 자동차와 반도체였다. 3·4분기 자동차·반도체를 앞세운 수출이 전분기 대비 무려 15.6%나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7.6% 성장했다. 반면 민간소비가 줄었고, 추경 집행의 성장률 기여도는 소폭 수준이었다. 위기 때마다 등불이 돼준 존재는 역시 기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초유의 바이러스 사태 속에 반도체 강국 한국 기업의 선전은 대단했다. 세계적으로 공장이 멈춰 서는 등 차질을 빚는 일이 속출했지만 우리 기업들은 놀라운 대응력으로 극복했다. 자동차 글로벌 판매량도 평균을 압도하는 기록이었다.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삼성전자가 5위, 현대차가 자동차부문 첫 5위를 기록한 것은 이런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4·4분기 글로벌 시장 환경은 어둡다. 코로나19 팬데믹 재확산 기세가 맹렬하다. 이미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사상 최대로 늘었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령이 떨어졌다. 냉혹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하는 기업들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 발목만 잡고 있으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성과를 내는 곳은 기업밖에 없는데도 현실은 온통 규제투성이다.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라던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따끔한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V자 회복을 원한다면 기업이 마음껏 뛰어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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