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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잠재력 큰 디파이, 은행들 선제대응 나서야"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8 16:46

수정 2020.10.28 16:46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디파이' 보고서 발간
가상자산 기반 탈중앙 금융, 비용·효율성 측면 강점
"대중화 위해선 사용자 신원확인 과정도 보완돼야" 
[파이낸셜뉴스] 금융회사들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매개로 변화하는 금융 생태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연구와 협력을 통한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아직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가 규제나 기술, 사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투명성과 비용 효율성 등 강점이 크기 때문에 금융회사 입장에서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금융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파이, 성장 가능성 크다"

얀파이낸스(YFI) 토큰 가격 변화 추이./ 사진=KB경영연구소
얀파이낸스(YFI) 토큰 가격 변화 추이./ 사진=KB경영연구소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경영연구소는 디파이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금융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탈중앙화된 새로운 금융 혁신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며 "디파이 서비스 및 시장 확대에 대비해 금융회사도 관련 신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변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디파이 시장은 유니스왑, 커브 같은 탈중앙 거래소(DEX)와 메이커, 컴파운드 등 대출 및 예금 서비스에 가장 많은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이율 10%를 상회하는 예치 이자를 제공하고, 탈중앙 거래소를 통해 누구나 거래상품을 만들어 이에 대한 수수료를 수익화 할 수 있는 점 등이 금융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디파이 시장의 총 예치자산은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최고점인 132억달러(약 14조 9160억원)를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6배나 늘었다.
디파이 열풍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플랫폼 자체 코인 중 하나인 얀파이낸스(YFI)의 가격은 지난 7월 790달러(약 89만원)에서 9월 4만 3000달러(약 4897만원)까지 치솟으며 두달만에 5000%가 넘는 폭등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플랫폼 자체 코인은 애초에 각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운영 및 개선을 위한 발언권 목적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발행됐으나, 해당 토큰이 예금이나 대출 등 각 디파이 서비스 활용에 대한 보상으로 사용자에게 배포되기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디파이 서비스 사용자를 크게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았다"고 해석했다.

디파이 대중화 앞서 넘어야할 산도 많다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디파이 서비스의 장점은 크게 △중앙집중적 시스템의 불안정성 최소화 △효율성 △전세계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의 확장성 등이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등 따로 신뢰를 보증하는 기관 없이 블록체인이 신뢰의 주체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넓게 분포된 노드에 의해 금융 시스템이 운영되기 때문에 셧다운(일시 업무중지) 우려가 낮고, 투명한 운영이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또, 디파이에선 모든 과정이 기술로 해결되면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남미나 동남아시아 같이 은행계좌 미보유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 등도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보고서는 디파이 서비스가 안착되기 위해선 향후 해결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담당 연구원은 "디파이는 은행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신규 금융서비스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여러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례로 디파이에선 자금세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신원확인 과정이 미흡하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위해선 이에 대한 보완이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내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말 자체적으로 탈중앙거래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상용화하진 못했다"며 "사업 전개에 불확실성이 없도록 규제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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