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최악은 벗어났지만..갈 길 먼 정유업계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1 16:28

수정 2020.11.01 16:28

[파이낸셜뉴스] 정유업계가 3·4분기에 적자폭이 개선됐지만 수요 개선에 따른 내실있는 회복세로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4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 3사는 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달 초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가 3·4분기 수 백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국내 정유 4사가 총 5조10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상반기에 비해선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회복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 등 일부 정유사들이 흑자를 냈지만, 흑자 폭이 크지 않고 정제마진도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통상 정제마진 4~5달러 가량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분기 정유사의 수익성 개선은 상반기의 재고평가 손실이 일부 환입된 것에 기인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4분기 재고 관련 이익이 2967억원 가량 반영됐다.

또 지난분기 실적은 정유업계 주력 사업인 정유부문보다는 비정유부문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점도 완전한 회복세로 보기엔 어렵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있다.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 사업에서의 선전이 흑자 달성에 주효했다고 밝혔다.
혼합자일렌을 생산하는 현대케미칼이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로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오씨아이와 상업용 유류터미널인 현대오일터미널이 각각 62억원과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분기 석유화학사업에서 각각 543억원과 483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이를 적자 유지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적자 폭을 줄이며 정유업계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위기지만, 수익성 지표로 볼 수 있는 정제마진 회복세가 더디고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4·4분기 실적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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