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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진행중 예능에 나온 정치인, 어떻게 생각하나요?

(~01/2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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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명 다한 '전략적 모호성'
미국 대선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국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보다 도전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앞서고 있으나 여전히 결과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6년 대선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뒷심 발휘도 무시할 수 없다.

선거 결과보다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해 보이는 요인도 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쪽이 패배하지 않고는 끝이 나지 않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갈등이 전개되고 있어서다.

양국 관계보다 더 복잡한 관계도 있다. 바로 우리 정부의 처지다. 정부는 미·중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해 외교전략조정회의를 구성해 대안을 고민 중이다. 다만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이 우리가 내놓은 유일한 해법이다. 정치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론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은 자칫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모두에게 불만을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실리를 챙기기 위한 애매한 위치 선정이 역으로 상황을 난처하게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정부가 건재함을 강조하는 한·미 동맹 곳곳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태도는 어떤가 되짚어보자. 주요 인사들이 연일 걸러지지 않은 입장을 내놓고 뒷수습에 바쁜 것도 현실이다.

지난달 26일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미 동맹을 두고 "70년 전에 한국이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이나 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주한미군 유지' 문구가 빠지고, 예정됐던 공동기자회견이 취소된 것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물론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치밀한 전략도, 대안도 없이 한·미 동맹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만 주장하는 것도 또한 위험요인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관계이자, 북한이라는 공동의 도전에 직면한 동반자 관계다. 이제는 정부가 한·미 동맹의 본질에 더 많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할 시점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