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등사업 집중"… 내달 사장단 인사·사업재편 밑그림 재구상 ['뉴 삼성' 이재용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2 18:38

수정 2020.11.02 18:38

<2> 핵심과제 3가지 키워드
사업구조 재편
전자·바이오·금융 3대 축으로
미래 먹거리·시장 주도권 확보
뉴삼성 실현
"자녀에게 경영승계 안한다" 선언
무노조 경영 종식·준법감시 약속
초격차 가속
해마다 수십조원씩 투자 지속
2030년 시스템반도체 1등 달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등사업 집중"… 내달 사장단 인사·사업재편 밑그림 재구상 ['뉴 삼성' 이재용 시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부재했던 지난 6년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방점은 △사업구조 재편 △뉴 삼성 실현 △초격차 가속화 등 3대 키워드로 요약된다.

전자를 중심으로 바이오, 자동차 전장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기존 캐시카우인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는 것이 이재용식 사업구조 재편의 핵심이다. 글로벌 기업에 맞는 합리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국정농단 소송,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을 돌파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뉴 삼성' 선언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 회장 타계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은 당분간 3남매가 각자 경영 체제로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도 대두된다.

■사업재편 가속…계열분리 전망도

2일 재계에 따르면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왔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전자·바이오·금융 등 3대 축으로 하는 사업재편의 가속페달을 밟았다.

비주력 사업이었던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을 두 차례에 걸친 빅딜을 통해 한화와 롯데에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했으며, 바이오와 전장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코스피에 상장시키고 수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이 특검의 수사대상에 오르고 2017년 구속되면서 사업재편은 올스톱됐다. 장기 로드맵 구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역시 보류됐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58년 만에 해체됐고, 이후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현재 삼성은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 삼성물산 등 비전자계열사,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등 3개 소그룹 자율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이 부회장의 별도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 부회장은 내달 초 사장단 인사와 함께 향후 사업재편의 밑그림을 재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상속 문제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3남매가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처분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변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분리가 현실화된다면 '100년 삼성' 존속의 가장 큰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이병철 선대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 주력계열사를 이 회장에게 넘겨주고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다른 자녀에게 계열사를 분리해준 바 있다.

■뉴삼성·비메모리도 초격차 전략

지난 5월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사실상 삼성의 경영승계식 지배구조를 종식하고 미래비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뉴 삼성' 신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경영승계 논란에 대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이후의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무노조 경영' 종식도 공식화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서비스, 물산, 웰스토리, 에스원, 생명, 증권, SDI, 엔지니어링, 화재, 디스플레이 등 노조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감시에 대해서도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히 뿌리 내리도록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초격차로 경쟁사와 간격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이 부회장의 당면과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에서도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매년 수십조원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