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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카터·부시에 이어 트럼프도? 재선 실패한 미국 대통령 될까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06:35

수정 2020.11.03 11:14

후버·카터·부시 전 대통령, 재선 실패
경제위기 대응 실패가 낙선으로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AP.
[파이낸셜뉴스] 미국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초유의 팬데믹과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패할 경우 21세기 들어 재선에 실패한 첫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20세기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 중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3명 뿐이다. 허버트 후버(31대·1929~1933), 지미 카터(39대·1977~1981)와 조지 H.W. 부시(41대·1989~1993) 전 대통령이 그렇다. 세명의 전 대통령은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실패했다.
다른 요인들도 작용했지만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 실패가 낙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 '대공황' 직면한 허버트 후버
우선 후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로 꼽히는 대공황에 직면했다. 최악의 불경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부의 제한적 개입을 주장, 개별적인 자선활동을 추진했다. 후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또한 균형 예산과 보호 관세 기조를 유지하며 경제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 가치는 대공황 전과 비교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1932년 당시 미국인 4분의 1이 실직자였다는 통계도 있다. 워싱턴 정치가에서의 갈등도 낙선에 일조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그는 적극적 일자리 창출 정책 '뉴딜' 사업을 추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났다.

■ 오일 쇼크 대응 실패.. 지미 카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과 그의 궐위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제럴드 포드 이후 39대 대통령으로 지미 카터가 당선됐다. 조지아주 주지사였던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오일 쇼크라는 위기를 맞았다. 오일 쇼크로 물가가 상승하고 산업 경쟁력은 떨어졌다. 특히 1979년 이란인들이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을 급습,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은 사건이 발생했다. 여론이 악화됐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비관론'을 내세웠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당시 공화당 후보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며 미국 시민들에게 경제회복을 약속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경제정책 실패라는 비판을 받으며 재선에도 실패했다.

■ 증세에 걸프전 참전으로 여론 악화.. 조지 H.W. 부시
'아버지 부시'로 알려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1989년 큰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직에 올랐다. 하지만 심각한 경기후퇴 국면을 맞았다. 실업률은 올라가고 국민 불만은 커졌다. 특히 부시는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세수 부족에 직면하자 증세를 단행했다. 1차 걸프전 참전을 결정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LA파동 등을 겪으면서 여론은 더 나빠졌다. 경쟁자인 빌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슬로건을 내세우며 민심을 공략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에게 뒤지면서 연임하지 못했다.


현지시간으로 3일 0시(한국시간 3일 오후 2시), 미국의 향후 4년을 결정할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버, 카터와 부시 전 대통령의 길을 갈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유권자 9329만명은 이미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를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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