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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마트, 팬데믹으로 로봇 포기 ‘사람과 차이 없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09:31

수정 2020.11.03 09:31

지난 7월 20일 미국 뉴저지주 노스 브런스윅의 월마트에서 점원이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 7월 20일 미국 뉴저지주 노스 브런스윅의 월마트에서 점원이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 매대 관리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한다고 밝혔던 미국 월마트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로봇 도입 계획을 포기했다.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면서 사람이 관리해야할 부분이 늘어나 사람을 쓰는 것이 더 유용해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월마트가 미 로봇기업 보사노바 로보틱스와 협업 계약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월마트는 약 5년 전부터 매장의 매대를 스캔해서 빠진 재고나 가격표 오류 등을 찾아내는 로봇 도입을 논의했으며 2018년에 미국 내 약 4700개 매장 가운데 50곳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월마트는 올해 1월 발표에서 로봇 도입 매장을 100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05년 설립된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매대 관리 로봇을 개발했고 한국 내 로봇 기업으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받기도 했다. 보사노바의 로봇은 계약 종료 시점에서 약 500개 월마트 매장에 배치됐다.

관계자는 최근 팬데믹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나면서 배달용 제품을 가져오기 위해 매대를 오가는 월마트 매장 직원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매대를 자주 살피다보니 자연스럽게 로봇이 할 일이 줄어들었다. 이에 월마트는 사람과 로봇의 효율성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매장에서 로봇과 고객들이 함께 돌아다니는 상황을 걱정했다고 귀띔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보사노바와 협력으로 많은 경험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매대 관리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월마트는 매대 관리용 로봇 외에 바닥 청소 로봇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보사노바는 월마트와 계약이 무산된 이후 약 50%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월마트는 보사노바에게 “우리는 로봇 덕분에 매장을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매출 등 각종 요소를 감안했을 때 충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보사노바가 현재 로봇 사업보다는 소프트웨어 벤처 쪽에서 새 고객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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