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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목적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설립 지양해야 [fn이사람]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18:19

수정 2020.11.04 16:29

데이터센터 설계 전문가
남영호 간삼건축 수석
LGU+ 평촌 메가센터 등 설계
AI 등 첨단정보통신기술 확산에
통신사에서 금융·시공사로
데이터센터 건립 확산
‘수익’ 목적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설립 지양해야 [fn이사람]
요즘 조용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달구고 있는 아이템이 있다.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각종 통신장비, 데이터 저장설비 등을 집적한 시설이다. 미국에선 아마존, 구글, 에퀴닉스 등 이미 데이터센터가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으로도 익숙하지만 우리는 이제 태동기다.

간삼건축 남영호 수석(사진)은 3일 "기존에는 SKT나 KT, LG유플러스 등 통신망 사업자를 중심으로 구축됐지만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금융사, 시공사 등 다양한 사업주체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 수석은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설계에 발을 들인 이후 이를 전문분야로 파고 있다.


베테랑 건축설계사에게도 데이터센터 설계는 어려운 임무다. 남 수석은 "주거공간을 설계할 때 주체가 인간이 돼야 하는 것처럼 데이터센터 설계 시에는 내가 서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버 입장에서 가장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데이터센터 건축의 키라는 것이다.

그는 "서버 장비가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느냐, 얼마나 효율적이냐로 설계를 판단한다"면서 "각각의 장비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장비들이 가동되는 데 문제가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계 및 전기 장비들을 중심으로 공간이 디자인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수익 구조는 일반 상업용 부동산으로 따지면 '임대료'다. 주택에서 3.3㎡당 임대료의 개념처럼 데이터센터 공간 하나를 '렉'이라고 한다. 여기에 서버를 구축하고 필요로 하는 업체에 임대해준 뒤 월 임대료를 받는다. 시세는 렉당 약 100만~150만원에 형성돼 있다. 남 수석은 "최근에는 구글이나 아마존, MS와 같은 글로벌 통신서비스공급자(CSP)를 대상으로 임대해 주는 방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남 수석이 간삼건축에서 수행한 대표적인 데이터센터는 LG유플러스 평촌 메가센터다. 렉 단위 서버 용량이 10㎾로 당시 아시아 최대의 수전량을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그는 "당시에는 '렉'당 평균 서버용량이 2~3㎾였는데 이 용량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해 과감하게 설계를 했다"면서 "이후 4차 산업혁명 붐이 불면서 흐름을 잘 타고 성공리에 세일즈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간삼건축은 지금은 삼성종합기술원에 렉당 60㎾ 규모의 슈퍼컴센터를 짓고 있다. 춘천에 만들어진 삼성SDS센터를 가장 이상적으로 구축된 모듈형 센터 사례로 꼽는다. 동탄에 마련된 삼성 HPC센터는 국내 최초로 리퀴드쿨링 시스템이 적용됐고, 렉당 60㎾ 이상의 GPU 기반 서버를 고려한 시스템으로 설계했다.
간삼건축은 또 다른 대기업과도 스마트시티 관련 데이터센터 건립을 논의 중이다.

남 수석은 다만 무분별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경계했다.
그는 "최근 가장 우려스러운 건 데이터센터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라면서 "데이터센터도 어디까지나 기능적인 측면을 우선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센터 구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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