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나라땅 '작은 개울'이 파헤쳐지는데…행정당국은 '깜깜이'

뉴스1

입력 2020.11.05 07:01

수정 2020.11.05 07:01

청평면 대성리 산 202번지 개울가에 설치된 천막 © 뉴스1
청평면 대성리 산 202번지 개울가에 설치된 천막 © 뉴스1


지난 8월 집중호우로 인한 도로침수 개울에서 떠내려온 돌들이 쌓여 돌무덤 형태로 방치된 모습 © 뉴스1
지난 8월 집중호우로 인한 도로침수 개울에서 떠내려온 돌들이 쌓여 돌무덤 형태로 방치된 모습 © 뉴스1


가평 청평 개울가에 세워진 석축. 개울의 돌들은 난삽하게 파헤쳐졌고 큰 나무는 죽어 쓰러져 있는 모습 © 뉴스1
가평 청평 개울가에 세워진 석축. 개울의 돌들은 난삽하게 파헤쳐졌고 큰 나무는 죽어 쓰러져 있는 모습 © 뉴스1


상류에서 개울(왼쪽)을 바라본 모습 © 뉴스1
상류에서 개울(왼쪽)을 바라본 모습 © 뉴스1

(가평=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 가평군 청평면 깃대봉 자락 야산의 국가 소유 작은 개울(도랑·구거)을 일부 주민들이 무단점유하거나 개울가 돌들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1 취재진이 주민 제보를 받고 이 개울 상류부터 하류까지 둘러본 결과 국유지임에도 위법 행위가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어 규모가 큰 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소홀 우려가 많았다.

이재명 지사의 민선7기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도내 모든 하천 주변 위법행위를 단속해 청정계곡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이처럼 '작은 개울'은 상대적으로 행정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청평 일대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수해가 발생했을 당시 이 개울가의 도로(소돌말길 192번지)가 일부 침수됐다.



물이 도로로 범람했을 때 개울에 있던 돌들도 도로 위로 떠내려와 도로가 파손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한때 오도가도 못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도로파손 3개월여가 지난 3일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갔을 때 도로 위 돌들은 도로가장자리로 옮겨져 있었을 뿐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도로 아스팔트도 일부 파손돼 침수 때 떠내려온 돌들과 쌓여 일종의 돌무덤 형태로 방치돼 있었다.

행정당국이 도로복구에 힘을 쏟지 않아 불편을 참다못한 주민이 자발적으로 돌과 아스팔트 조각들을 도로 가장자리로 치운 것이라고 한다.

어쩌다 작은 개울물이 도로 위로 범람해 무더기로 돌들이 떠내려왔는지 주민들에게 묻자 '상류에서 훑어보면 답이 나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을이라 물이 말라버린 이 개울의 상류부터 도로까지 현장 확인한 결과 개울 옆에는 주민들이 석축을 쌓거나 개울의 돌을 무단으로 사용한 흔적이 역력했다.

몇 그루의 큰 나무는 훼손돼 쓰러진 채 방치돼 있기도 했다. 이 개울 일대는 밤나무 등이 많이 있었지만 수년간 일부 주민들이 차츰차츰 개울을 점거하거나 원형을 변형시키면서 나무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개울가에는 가건물도 있었고 천막도 있었다. 천막의 경우 옆에 LP가스통도 설치돼 있었다. 주변이 모두 숲이라 자칫하면 대형 화재의 위험도 우려되는 모습이었다.

수년 전 이 개울 일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거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가스통이 덩그러니 설치돼 있었는데 취재진이 찾았을 때 현장에는 관리자가 없었다.

멀리서 보면 한적한 시골마을의 모습이었지만 막상 개울은 훼손되고 돌들이 헤집어져서 본래 있던 자리에 있지 않고 난삽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이러한 돌들이 집중호우 때 도로로 쏟아져 내렸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 보존하지 않고 관리소홀을 노려 함부로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국가와 지자체에서 더욱 엄중히 관리하고 단속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가평군 관계자는 "군청은 하천까지만 관리한다. 개울이나 도랑은 읍·면에 문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청평면에 문의했더니 관계자는 "담당자와 담당 팀장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또 "위법 사항이 있으면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