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개인사 혹은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이주를 경험한 네 명의 작가 피아 아르케, 차학경, 부슈라 칼릴리, 알렉산더 우가이의 작업을 소개한다. 그린란드 이누이트 출신 어머니와 덴마크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피아 아르케는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점령했던 시기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서구의 시각이 그린란드의 사람, 자연, 예술을 인지하는 방식과 그린란드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을 작업으로 드러낸다. 특히 영상 작업 '북극 히스테리아'(1996년)는 이누이트 여성에게 주로 발견되는 일종의 정신장애 현상을 연구한 작품이다.
또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인 알렉산더 우가이는 소비에트 시대에 만들어진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장비를 사용해 고려인의 기억과 소비에트 시대의 흔적을 드러내는 사진 및 영상 작업을 진행하며 사멸해가는 고려말과 라틴어 단어의 상관관계를 표현한다. 모로코에서 태어나 독일 베를린과 노르웨이 오슬로를 오가며 활동중인 부슈라 칼릴리는 정치적 소수자들의 현실과 역사적 상황, 특히 지리적인 이주의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12월 2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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