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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저림 심해 통증 오고 물건 자꾸 놓친다면… 너무 늦기 전에 수술을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5 17:12

수정 2020.11.05 18:20

내시경적 횡수근 인대 절개술
기존 개방적 절개술보다 흉터 덜 남아
한손에 15분 수술… 부목도 필요 없어
손저림 심해 통증 오고 물건 자꾸 놓친다면… 너무 늦기 전에 수술을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손 저림 증상은 누구나 한번은 경험해 볼 수 있는 흔한 증상입니다. 손 저림은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순환장애와 말초신경의 문제에 의한 신경장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순환장애는 주로 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 막히는 말초혈관질환에 의해 나타납니다. 순환장애에 의한 손 저림 증상은 손이 저릴 뿐만 아니라 손의 체온이 떨어지면서 차고 시리고 아프며 심한 경우 손가락 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말초혈관질환은 다리에서 더 잘 생기므로 손 저림 증상이 순환장애 때문에 생기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손 저림 증상의 흔한 원인은 말초신경장애입니다.
특히 저린 증상이 손에만 나타난다면 '압박성 신경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압박성 신경병은 '손목터널증후군'입니다. 손목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손목 터널 안에서 반복적으로 눌리고 자극을 받아 결국 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변성까지 일어나는 일종의 국소 신경마비 현상입니다. 이 질환은 빨래 등 손으로 물을 짜내는 일이나 손목에 힘이 들어가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직업에서 잘 나타납니다.

수근관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손 저림증은 수근관을 지나는 정중신경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생기는 수부질환입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주로 밤에 심해집니다. △손가락 끝부분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짐 △전기가 오는 느낌 △남의 살 같은 느낌 △화끈거림 △차가운 느낌 △물건을 들다 자주 떨어뜨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붓거나 뻣뻣한 증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한 손저림증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적 횡수근 인대 절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권영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저림증 초기에는 주사, 약물 요법이나 손목에 부목을 대는 물리치료를 시행한다"며 "하지만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손바닥 근육 위축이 나타날 정도로 심하다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내시경적 횡수근 인대 절개술은 기존 개방적 횡수근 인대 절개술보다 수술 후 흉터가 적게 남습니다. 손목 부위에 약 1㎝ 정도의 최소 침습 수술법으로 절제술 후 발생하는 반흔통, 기둥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술시간도 한 손에 15분 이내로 짧습니다. 특히 수술 후 2~3일 정도 압박 드레싱만을 유지하며, 부목 고정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손 저림증 초기 증상은 '저림'입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지면서 점차 다양한 양상의 통증으로 발전합니다.
손 근력 약화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특히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수술 후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권 교수는 "횡수근 인대 절개술은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점차 보편화되는 수술법"이라며 "하지만 내시경 수술 시 제한된 시야로 인해 신경, 혈관 손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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