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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바이든 당선 유력, 대미 경제·외교 새로 짜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5 18:00

수정 2020.11.05 19:39

트럼프 긴 소송전 예고
판 뒤집긴 쉽지 않을듯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후보가 4일(현지시간) 선거인단을 264명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당선 과반은 270명이다. 아직 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주에서 개표가 진행 중이다. 바이든은 이 중 네바다(선거인단 6명) 한 곳에서만 이겨도 270명에 도달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정확히 77일 안에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77일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 20일을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힘에 부친 모습이다.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선거인단 214명을 확보한 걸로 봤다. 과반 270명까지 56명을 더 채워야 한다. 이는 경합 중인 4개주에서 다 이겨야 한다는 뜻이다. 개표 상황을 보면 이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소송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막판 역전 당한 위스콘신주에 대해선 재검표, 펜실베이니아·미시간·조지아주에 대해선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간을 끌 순 있어도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한 미국은 한동안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부시·고어 후보가 붙었을 때는 연방대법원이 개입한 끝에 5주 만에 결론이 났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다른 점도 있다. 당시엔 앨 고어 후보가 유권자 득표에서 조지 부시 후보를 앞섰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득표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2%포인트 넘게 뒤졌다.

우리도 본격적으로 바이든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민주당 정부는 보호주의 색채가 짙은 편이다. 환경, 기후변화, 노동을 강조하는 것도 민주당의 전통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도 복원될 것이다. 그렇다고 국익을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와 대중 강경 기조는 바뀔 것 같진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팽개치다시피 한 코로나19 대응책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면 한반도 정세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늘 대북 관계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자랑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국회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도 북·미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점으로 돌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열쇠는 우리가 아니라 차기 미국 대통령이 쥐고 있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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