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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일가족 3명 사망’…“경찰, 43세 아빠를 지목했다”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9 10:08

수정 2020.11.09 14:00

가족 숨지게 한 뒤 극단 선택 무게
경찰, 43세 가장 살인혐의 체포영장 발부
익산경찰서 “외부인 드나든 흔적 없어”
유서 필적 감정 의뢰… 디지털 포렌식
맹독성 약물 발견…안마신 것으로 추정
유족 “생활고”…경찰 “범죄 연관성 낮아”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일가족이 발견된 아파트 현관문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2020.11.6 /사진=뉴스1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일가족이 발견된 아파트 현관문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2020.11.6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익산=김도우 기자】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장에서 위중한 상태로 발견된 40대 가장이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했다.

9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아내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43)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월 6일 오후 5시 33분께 익산시 모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 아내(43)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사건 발생 전후에 외부인이 해당 집에 드나든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친척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닫힌 현관문을 강제로 열어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목 부위 등에 상처가 깊어 위중한 상태다.

조사 결과 A씨와 아내는 흉기에 찔린 상태였고, 두 자녀는 흉기에 찔리지 않았다.

집 안에서는 A씨 가족 중 1명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마지막에 A씨 부부 이름이 함께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숨진 가족에게서 외상이 확인됐고, A씨 몸에서도 자해 흔적이 발견된 점, 외부 침임 흔적이 없고 집 안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가 나온 것 등을 토대로 A씨가 가족을 먼저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은 숨진 가족에게서 외상이 확인됐고, A씨 몸에서도 자해 흔적이 발견된 점, 외부 침임 흔적이 없고 집 안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가 나온 것 등을 토대로 A씨가 가족을 먼저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은 누가 유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적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A씨가 먼저 두 자녀를 숨지게 한 후 아내를 흉기로 찌르고 본인도 흉기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A씨 부부에게 채무가 있었고,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유족과 지인 등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한 정황을 확인했다.

부인과 아이들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맹독성 물질이 포함된 약물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A씨 가족이 약물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군가 유서를 조작했거나 극단적 선택을 위장한 흔적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가족의 부검을 맡겼다.

부부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조사와 시체 검안 내용 등으로 볼 때 40대 가장인 A씨가 가족을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회복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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