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다시 시작된 사법리스크… 이재용, 현장경영 제동 불가피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9 17:51

수정 2020.11.09 18:51

9일 파기환송심 재개에 이어
내년엔 경영권 승계의혹 재판
최소 5년 이상의 법적공방 예상
글로벌 M&A 등 사실상 불가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재개되면서, 경영복귀 이후 3년여만에 또 다시 사법리스크가 시작됐다. 이에따라 지난 2018년 2월 복귀한 이후 쉴틈없이 달려온 현장경영도 한동안 제동이 걸리게될 전망이다.

부친별세 보름만에..숨돌릴 틈 없어


9일 오후 이 부회장을 비롯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관련 인사들은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이 차례로 출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1시경 법원에 도착해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채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 재판은 지난 1월 17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4차 공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고 이건희 회장에 별세한지 보름만에 슬픔이 가시기도 전 법원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이 부회장의 연말 행보는 더 바빠질 전망이다.

당장 이날 재판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공판 절차 갱신, 쌍방의 항소 이유 정리 등의 절차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나올 필요가 없지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소환장을 보내 출석하게 됐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달 22일 부터 시작된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재판도 다음 재판이 내년 1월14일로 예정돼 이 부회장은 당분간 서초동을 자주 오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당분간 재판 대응 준비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어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이 연내 끝나더라도 내년부터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재판이 연이어 시작되면서 최하 5년 이상의 공방이 예상되고 있기때문이다.

경쟁사 뛰는데..당분간 방어에 몰두


이번 재판은 검찰 수사에만 2년이 꼬박 걸렸기 때문에 재판 과정은 그 보다 더 오래 걸릴수 있다는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복귀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쏟아 왔다. 지난 2016년 당시로서는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였던 9조원 짜리 하만 인수 이후 삼성의 M&A는 중단됐다. 해외에서도 삼성의 경쟁상대들은 숨가쁘게 달리며 선두 자리를 시시각각 위협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급박한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유럽과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재판이 본격화 되기 직전까지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선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 기술력을 가진 ASML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했다. 베트남 출장에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협력을 논의 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선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오너들이 재판 일정에 돌입하게 되면 해외 활동이 가장 큰 제약을 받게 된다"며 "해외 파트너들에게 이런 상황을 납득 시키는 점이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글로벌 M&A 등을 성사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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