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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짝퉁 논란’에… 쿠팡 "더이상 참지 않겠다" [현장클릭]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9 18:23

수정 2020.11.09 18:23

말 아꼈던 쿠팡, 적극 대응 선회
"시계조합, 근거없이 모함" 반박
‘가품 퇴출’ 업계의 공동 과제로
올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는 쿠팡이다. 코로나 시대 최고 수혜자로 꼽히며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반작용일까. 언택트 물결을 타고 일궈낸 높은 성장률만큼이나 각종 논란도 뜨겁다.

주목되는 점은 쿠팡의 대응이다. 그간 논란에 '사실 확인'을 우선시하며 말을 아껴왔던 쿠팡이 최근 적극 대응으로 태도를 선회했다. 쿠팡 내부의 '더이상 억울함을 참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짝퉁 논란'이다.
최근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가품 유명시계 판매행위 중단을 촉구했지만 여전히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쿠팡을 짚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쿠팡에서 수백에서 수천만원대 시계를 20만원대에 팔고 있어 유사한 가격대에서 경쟁하는 국내 패션시계업체가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고 조합 측은 주장했다.

조합은 쿠팡을 향해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식의 일그러진 모습' '우리나라를 후진국으로 전락시켰다' 등의 수위높은 비판을 이어가며 손해배상까지 거론했다.

쿠팡 역시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합의 이 같은 주장은 매년 제기돼왔지만 이번에는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듯하다.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근거 없이 쿠팡을 모함하는 시계조합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사실 국내의 높은 명품 사랑 탓인지 유통가 '짝퉁'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성행했던 이른바 '짝퉁 시장'이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가품 퇴출'은 e커머스 업계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쿠팡 역시 전담인력 100여명을 채용해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첨단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적용해 진품 판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짝퉁 논란'이 심심찮게 불거지는 것은 '100% 퇴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품 판매자를 퇴출하더라도 가족이나 친구 등의 이름으로 등록해 다시 판매하는 것을 막기는 힘들고, 판매 상품 수백만개 중에서 이름을 약간 변경하거나 명품 이미지만을 쓰는 등의 변칙 사례까지 모두 잡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대대적인 단속으로 성과는 거뒀다. e커머스 업계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SNS로 주요 가품 판매처가 이동 중인 것도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품 유통의 핵심채널은 SNS와 다이렉트 메세지를 통해 점조직으로 운영되며, 그 비중이 70%대에 이른다. 반면, 쿠팡은 3.61%에 불과하다.


쿠팡은 그간 다소 늦고 제한된 정보 전달로 논란을 오히려 키우거나 반대로 잘했음에도 묻힌 일들이 제법 있다. 기업의 사정을 명확히 알린다는 것은 대외신뢰도와 직결된다.
쿠팡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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