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바이든도 '저탄소' 합류… 석유기업 20년안에 변해야 산다 [저무는 화석연료 시대]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9 18:31

수정 2020.11.09 18:54

<上> 사면초가에 빠진 정유업계
세계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대세
2030∼2035년 석유수요 줄고
미국 셰일 성장세도 약화 전망
일부 "신재생 공급 한계" 지적도
바이든도 '저탄소' 합류… 석유기업 20년안에 변해야 산다 [저무는 화석연료 시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중국에 이어 내년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정부까지 날로 강화되고 있는 친환경 정책은 대척점에 있는 석유산업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주도권 이동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재생에너지 공급 한계상 석유 수요가 최소 20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까지 친환경 정책 강화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유럽 등 선진국들은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코로나 경제회생 방안의 핵심 중 하나로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바이든 신정부의 저탄소정책 추진은 정유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핵심안건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2035년까지 환경과 클린에너지 산업에 2조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유럽 그린딜을 위한 10년간 1조유로의 투자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고 온실가스 배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강력한 책임을 부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희집 서울대 객원교수는 "석유 및 가스의 투자가 조심스러워지면서 전 세계 석유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한 미국 셰일석유의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면서 "전통적인 석유 생산도 경제성이 약화돼 있어 수년 후 가격이 높아질 우려가 있으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험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석유 수요가 이미 정점을 찍었거나 2020년대에는 정체되고, 늦어도 2030~2035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운송부문에서 석유의 점유율은 현재의 94% 수준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증가로 감소세를 이어가며 2040년에는 85%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유승훈 한국과기대 교수는 "천연가스와 전기는 2018년부터 2050년까지 각각 4배 이상 소비될 정도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통에너지"라면서 "천연가스, 전기 및 바이오 연료는 운송에 사용되는 에너지 증가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각각 2040년까지 운송 수요의 약 5%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한계" 주장도


다만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에너지 대세가 되기에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IEA는 에너지원별 수요에서 현재 14.1%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040년에 20.7%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 비중 확대로는 석유 수요 증가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지만 증가세 자체를 상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 화력발전이 가장 먼저 퇴출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선 여기서 발생하는 감소분을 충당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지웅 한국석유공사 에너지정보팀 과장은 "향후 신재생에너지 확대 추세는 과거보다 뚜렷해질 것"이라면서도 "원자력발전과 석탄 화력발전이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신재생에너지는 이 감소분을 충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만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명확한 전망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석유 관련 주요 기관들의 향후 석유수요 전망에서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IEA와 OPEC가 석유수요가 2040년까지 점진적 증가세를 이어가며 이후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석유수요가 이미 2019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서 2040년에는 올해보다 일간 2410만배럴이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