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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친환경'이 대세… 국내 정유사, 케미칼 사업 키운다 [저무는 화석연료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0 18:11

수정 2020.11.10 18:44

<中> 정유업계 영역 다각화·체질개선
BP, 종합에너지기업 변신 선언
토탈, 佛 태양광 2위업체 도약
美 정유사, 재생연료 생산 전환
국내업체도 사업 다각화 박차
화학·배터리·신소재 투자 확대

'저탄소·친환경'이 대세… 국내 정유사, 케미칼 사업 키운다 [저무는 화석연료 시대]
유럽 최대 석유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버나드 루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석유시대의 종말을 언급하며 "BP는 석유기업에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버나드 CEO는 오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을 40% 감축하고, 대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BP는 미국의 해상 풍력발전에 11억달러 투자를 결정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선두 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에너지효율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석유시대'가 2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정유사들은 에너지 전환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석유사, 에너지사로 변신


정유업계의 신사업 발굴 추세는 과거 석유시대 성장을 이끈 글로벌 주요 석유기업에서 시작되고 있다.

녹색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는 유럽계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지난달 석유 및 가스 관련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저탄소 에너지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미국, 뉴질랜드, 싱가포르, 독일, 캐나다 등에 위치한 14곳의 정제시설을 에너지 및 화학 단지로 변형할 계획을 내놨다.

프랑스 석유기업인 토탈도 자회사 토탈퉈드란을 통해 최근 프랑스 태양광 입찰 물량의 20%에 해당하는 67MW급 태양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사업으로 토탈은 석유기업인 동시에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태양광 개발사로서의 위치를 가지게 됐다.

당초 올해 석유수요 증가를 예상했던 유럽계 기업들을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석유 수요 침체를 가져오면서 장기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에너지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벤 반 뷰어든 로열더치셸 CEO는 "지난해가 최대 석유생산의 해였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라며 석유시대의 종말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정부가 정유업계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이미 미국 정유사들은 정제 시절을 재생연료 생산시설로 용도 변경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정유사인 발레로와 필립스66 등은 정유 공장을 세계 최대 재생 에너지 연료 공장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포함, 재생디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플라츠는 오는 2023년 전체 재생 디젤 공급량이 30억갤런, 2025년에는 50억갤런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韓, 석화·배터리 등 신사업 발굴


국내 정유업계도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사업 다각화에 나서도 있다.

정유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분야는 화학사업이다. 기존 정유업과 연관사업으로 진입이 쉽고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2024년을 목표로 석유화학 시설 2단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앞서 5조원을 투자해 올레핀 생산시설을 증설한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에 7조원을 추가 투입키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매출 기준 17~18%가량인 석유화학사업을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당초 석유화학부문에서 아로마틱계열 제품만 생산했던 이들 기업이 올레핀 계열까지 사업 확대를 결정한 것이다. GS는 신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차원에서 롯데케미칼과 석유화학합작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올레핀 생산시설 완공 이후 현재 20% 수준인 석유화학사업 비중이 4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사실상 신규 정제시설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이 회사는 배터리와 신소재 등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연간 투자금 3조~4조원 중 60%는 배터리 및 분리막(LiBS) 투자에 사용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공장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는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고, 신사업 투자가 대신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