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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③ '18어게인' 이도현 "나도 울면서 본 대본…아빠 연기 고민 컸다"

뉴스1

입력 2020.11.11 08:00

수정 2020.11.11 08:00

배우 이도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배우 이도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JTBC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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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어디서 이런 배우가?' JTBC 드라마 '18어게인'(극본 김도연 안은빈/연출 하병훈)이 시작된 후, 주인공 고우영 역할을 소화한 이도현에게 쏟아진 찬사였다.

지난 2017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해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호텔 델루나' 등 차근 차근 여러 작품을 거치고 얼굴을 알린 이도현은 '18어게인'을 통해 자신이 가진 연기력과 매력을 펼치며 꽃을 피웠다.

일도, 가정도 순탄치 않은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18세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18어게인'은 이도현에게 10대의 얼굴에 30대의 영혼을 넣은 연기를 필요로 했다. 이도현은 흔들림 없이 드라마의 주요 설정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더불어 김하늘과의 로맨스, 학원물의 코미디, 진한 휴먼 드라마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소화력으로 '18어게인'을 이끌었다.



'18어게인'을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이도현을 만났다. 그는 더 연기를 잘 하고 싶어졌다면서,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를 향해 노력하겠다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스스로 뽑는 고우영, 홍대영의 장면이 있다면.

▶아무래도 나는 8부가 제일 세게 다가왔다. 수어를 하는 신이었는데, 처음 대본을 봤을 때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너무 감정이입이 되니까 촬영할 때 더 집중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수어 같은 경우도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하려고 준비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 자체에서 감정적으로 크게 다가왔다.

-이번 작품을 보고 실제 부모님도 무척 기뻐하셨을 것 같은데.

▶어머니가 특히 너무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늘 너무 기뻐하셨다. (데뷔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왔을 때도 다 같이 모여서 조마조마하면서 방송 보고 '우리 아들 잘 했어~ 우리 아들 TV나왔네'하시면서 너무 좋아하셨다. 지금까지도 늘 응원해주시고 기뻐하신다. 이번 작품하고 오랜만에 집에 갔는데 A4 용지 주시면서 사인 좀 하고 가라고 하셨다. (웃음)

-'18어게인'이 특히 가족애에 대해 많이 다뤘던 만큼 어떤 연기를 준비했나.

▶친구가 되어서야 내 아이들의 고민이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 부분이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빠의 마음으로 하면 되는데 내가 아빠가 되어본 적이 없으니까. 대본을 계속 보면서 나도 크면서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던 일이 있었지 싶었고 그게 나나 모두가 있을법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더 공감대를 찾았다. 또 부모님을 대하는 장면에서는 나 역시 자식으로서 공감을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어우, 그런데 내 아들, 딸에 대한 감정선은 처음부터 쉽지 않더라. 정말 낳아봐야 아는 것 같다.

-김하늘씨나 윤상현씨는 부모인데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나.

▶여쭤보기도 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이라는 표현에 대해, 김하늘 선배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내 모든 걸 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망설임 없이 그렇게 대답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것일까 생각하면서 더 고민했다.

-가족애가 대단한 것 같다. 최근 화보 인터뷰에서는 동생에 대해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도 조금 달라졌다. 원래는 그런 아들이 아니었는데, 집에 가면 부모님과 포옹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 조금 더 살가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동생은 내가 작품 나오는 걸 너무 좋아하고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홍대영처럼 과거로 돌아간다면.

▶돌아가고 싶진 않다. 지금이 좋다.

-미래로 간다면.

▶서른 여섯 정도? 내가 어떻게 나이들었을지 궁금하다. 일단 군대를 다녀온 후의 제가 궁금하고, 두 번째로 서른 여섯 정도의 내가 궁금하다. 멋있게 나이들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또 배우는 30대부터 시작이라는 말도 있어서, 그때가 궁금하다.

-고등학생 홍대영으로서 친구들이랑 호흡할 땐 어땠나.

▶그 친구들과는 더 활기차고 에너제틱하게 촬영했다.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밝다. 평소에도 아들, 딸처럼 대하려고 했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해서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웃음)

-미래의 일이지만 어떤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

▶자녀를 자유분방하게 키워야지 싶었다. '하고 싶은 것 다해' 이런 마인드로 키우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하면서 바뀌었다. 어디 아빠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웃음) 필요한 게 있으면 말을 하면 들어줄텐데 왜 말을 안 하나.

-본인은 어떤 아들이었나.

▶나도 말 안 하는 아들이었다. (웃음) 똑같다.

-배우를 꿈 꾼 건 부모님께서도 응원했던 일인가.

▶처음에 아버지는 사춘기 때 잠깐 꿈 꾸는 거라고 생각하셨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연기학원을 등록해서 배웠다. 그러다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대학에 가서야 진짜로 배우가 되고 싶었다. 연기를 공부하는 게 재미있었고, 공연을 하고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기뻤다. 관객들이 '연기가 너무 좋아서 너 때문에 울었다'고 하시기도 하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사람 살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게 내 초심이고, 누군가의 인생을 사는데 보탬이 된다면 너무 뿌듯할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연기를 진지하게 한다는 걸 아셨을 때 아버지의 반응은.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원비가 올랐고,어머니 혼자 감당하시기는 어려워서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했다. 연극을 하고 있던 대학로에 초대해서 내가 어떤 걸 하고 있는지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갑자기 대학로에 오라고 하니 놀라셨을 거다.
대학로에 오니 내 얼굴이 찍힌 포스터가 여기 저기 붙어있질 않나. (웃음)

-앞으로 배우 이도현은 어떤 모습일까.

▶연기력이 탄탄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
'18어게인'이라는 작품이 해보지 못한 연기를 한 것이어서 너무 귀한 경험이었다.